[현장 인터뷰] ‘슈퍼매치 쓴잔’ 수원 박건하 감독, “K리그2 수원은 상상 못해”

입력 2020-09-13 19: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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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0’ FC 서울과 수원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수원 박건하 감독이 후반전에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상암|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기대했던 사령탑 교체효과는 없었다.

박건하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K리그1(1부) 수원 삼성이 또 라이벌에게 무릎을 꿇었다. 수원은 13일 FC서울과 ‘하나원큐 K리그1 2020’ 20라운드 원정경기에서 1-2로 졌다. 0-1로 뒤진 전반 19분 ‘주장’ 염기훈이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넣었으나 후반 한승규에 추가골을 내준 채 고배를 들었다.

수원은 2015년 4월 5-1 대승 이후 수년 간 라이벌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후 정규리그를 포함해 이날 경기까지 18차례 만났으나 8무10패로 절대 열세를 탈출하지 못했다. 4승5무11패, 승점 17에 그쳐 11위 탈출에 실패한 수원은 진짜 심각한 시나리오를 받아들었다.
어두운 표정으로 인터뷰 룸에 들어선 박 감독은 “의욕에 비해 후반 체력이 아쉬웠다”면서 “K리그2(2부) 수원이 되지 않도록 모두가 합심해 이겨내야 한다”고 고개를 떨궜다.

- 경기를 되돌아본다면?



“선수단과 짧은 시간이었지만 전술보다는 정신적인 부분에 초점을 뒀다. 갑작스런 변화를 주기보다는 선수들이 자신 있는 스리백 전략으로 임했다. 의욕은 있었으나 전반전을 많이 뛰다보니 후반 체력이 아쉬웠다. 조성진의 전반 교체로 후반전 공격 변화를 줄 수 없었다.”


- 선수들에 어떤 메시지를 줬나?



“계속 경기를 이기지 못하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된 느낌이 들었다. 최대한 긍정적인 힘을 주고 싶었다. ‘지금은 우리가 변해야 한다. 좋은 생각을 갖자’는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 혹독한 데뷔전이었다. 최근 18경기 연속 무승인데.
“정말 어려운 첫 경기였다. 제대로 준비할 틈도 없이 서울을 만난 것도 있다. 서울을 이길 수 있다면 반등이 가능하다고 봤는데 뒷심이 조금 부족했다. 슈퍼매치 패배는 팬들에게 죄송하다. 잘 추슬러 다시 나아가야 한다.”

- 타가트가 전력에서 빠졌다. 헨리도 없었는데.


“(타가트는) 부상으로 재활하고 있다. 경기를 뛸 수 없는 상황이었다. 헨리와 고승범 등도 전부 부상 중이다. 돌아와야 하는데 시간이 부족하다. 타가트나 고승범은 곧 돌아올 텐데 일단 남은 선수들로 잘 버텨야 한다.”




- 수원 레전드로 K리그2(2부)의 수원을 상상해봤나?

“그런 상상은 한 적이 없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모든 구성원들이 합심해 극복해야 한다. 이기리라 확신한다.”


- 부임 후 ‘수원 정신’을 강조했는데.

“‘위기 상황에서 선수들이 뭉쳐 이겨낸 사례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빠른 실점 등이 아쉬운데, 현재 다른 방법은 없다. 좀더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여러 측면에서 선수들과 헤쳐나가야 한다.”




- 생존 전략이 있다면?



“기본적으로 포백 기반으로 전술 운용을 희망했지만 솔직히 많은 변화를 주는 건 부담이 있었다. 어떻게 할지 고민이 있다. 당장 주중에 포항 스틸러스와 만나는데 반등하도록 더 준비해야 한다.”


- 부임 시점이 좋지 않았다.



“수원 출신으로 위기를 지켜보기 어려웠다. 실제로 힘겹지만 도전을 한 번 해보고 싶었다. 책임감도 있었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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