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졌다 하면 대기록! KT 소형준, 별명 그대로 ‘필소굿’

입력 2020-10-05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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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신예 소형준은 올 시즌 21경기에 등판해 11승5패를 기록했다. 8월 1일 수원 SK전 승리를 시작으로 7연승을 달리고 있다. 고졸신인투수의 7연승은 1992년 정민철 이후 28년만이다. KT 팬들은 그에게 ‘필소굿’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스포츠동아DB

KT 위즈 팬들이 직접 붙인 별명 그대로 ‘필소굿(feel so good·느낌 좋다)!’이다. 만19세의 나이에 팀 토종 에이스 역할을 도맡았으며, 고졸신인 투수 기록을 갈아 치운 것만 여러 차례다. 소형준(KT)의 첫 시즌은 보기 드문 괴력의 연속이다.

소형준은 4일까지 올 시즌 21경기에서 11승5패, 평균자책점(ERA) 4.11을 기록했다. 후반기 9경기에서는 49.1이닝을 소화하며 6승무패, ERA 2.55로 완벽 궤도다. 직전 등판인 3일 LG 트윈스전에서는 6이닝 7삼진 1실점으로 시즌 11승째를 챙겼다.

8월 1일 수원 SK 와이번스전부터 10경기째 패배를 잊고 7승을 수확했다. 고졸신인 투수의 데뷔 첫해 7연승은 KBO리그 역대 2호 진기록이다. 1992년 정민철(빙그레 이글스) 이후 무려 28년만의 위업. 고졸신인 투수 대부분의 기록을 보유 중이던 2006년 류현진(한화 이글스)도 6연승이 최다였다. 소형준이 패전 없이 1승만 더 추가한다면 KBO리그 신기록이다.

시작부터 뜨거웠다. 소형준은 데뷔 첫 등판이던 5월 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역대 8호 고졸신인 데뷔전 선발승이었는데 여기서 멈추지 않고 5월 15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도 6.1이닝 5실점(2자책)으로 승리를 챙겼다. 2002년 김진우(KIA 타이거즈), 2006년 류현진에 이어 역대 세 번째 고졸신인 데뷔 2연승 기록. 시즌 중반 다소간 부침이 있었지만 이강철 감독의 안배로 휴식을 취한 뒤 컨디션을 회복해 10승 고지까지 단숨에 정복했다. 고졸신인 데뷔시즌 10승은 역대 9호이자 2006년 류현진 이후 14년만이었다. 각종 기록에서 ‘괴물투수’를 소환한 자체가 한국야구에 축복이다.

팀 내 토종 투수 가운데 최다승 기록도 함께 썼다. 종전 기록은 지난해 배제성의 10승(10패)이었는데 이를 하나 더 늘렸다. 잔여경기에서 4~5차례 추가 등판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록은 더 늘어날 수 있다. 8월에는 5경기서 4승무패, ERA 1.57로 순수고졸신인 최초 월간 최우수선수(MVP)까지 수상했다. 새로 쓴 기록이 워낙 다양하니 올해 신인상은 확정적이다.

입단 직후부터 이강철 감독이 “안구정화”를 언급했을 만큼 압도적인 퍼포먼스. 여기에 업그레이드까지 했다. 시즌 초반만 해도 주무기인 투심 위주의 투수였는데 이제는 커브, 커터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주무기로 쓴다. 영리한 포수 장성우의 리드가 더해지니 팔색조 매력까지 뽐내는 중이다. 이 감독은 “첫 단추를 잘 끼운 것이 지금까지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나도, 팀도, (소)형준이도 운이 좋은 것 같다”며 “이제 매년 10승 이상 기록하는 투수가 될 것 같다”는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이 감독은 현역 시절 10년 연속 10승을 기록한 대투수다. KBO리그에서 유일무이한 대기록 보유자의 예측이 결코 가벼이 들리지 않는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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