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페르난데스-KT 배정대-KT 심우준-KT 로하스-롯데 이대호-롯데 마차도(왼쪽 위부터). 스포츠동아DB

두산 페르난데스-KT 배정대-KT 심우준-KT 로하스-롯데 이대호-롯데 마차도(왼쪽 위부터). 스포츠동아DB


“너무 많네요.”

2020시즌을 치르는 KBO리그 10개 구단 사령탑들 대부분이 공통적으로 하는 하소연이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 눈에 띄게 늘어난 부상자들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빠듯하게 진행되는 올 시즌은 유독 부상자가 많이 나오는 한 해다.

5월이라는 늦은 개막으로 인해 올해 정규시즌은 여러 부상 변수 속에 치러질 수밖에 없었다. 서스펜디드게임, 더블헤더 등 선수들의 체력소모를 가속화하는 변수들도 많았다. 급격하게 떨어진 체력은 부상을 유발하는 첫 번째 원인이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이 과정을 피해가지 못했다.

그러나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튼실한 몸과 체력을 과시하는 선수들은 있다. 현재까지 전 경기에 출전하고 있는 선수들이 바로 그들이다.

주전급 선수들이 시즌 전 가장 목 놓아 외치는 목표 중 하나가 바로 전 경기 출장이다. 이는 홈런, 타점, 안타 등 어떤 타이틀보다도 어려운 목표다. 144경기에 모두 출전한다는 것은 부상 없이 체력을 유지했다는 것이고, 또 그 속에는 꾸준한 활약으로 사령탑의 믿음까지 얻어냈다는 것도 포함된다.

이 때문에 매 시즌 전 경기 출전 타이틀을 따낸 야수는 손에 꼽혔다. 지난해에도 144경기를 모두 소화한 야수는 두산 베어스 외국인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뿐이었다.

일반적인 시즌에도 달성하기 어려운 전 경기 출전 타이틀에 올해는 현재까지 6명의 선수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페르난데스는 지난해에 이어 다시 도전 중이고, KT 위즈 배정대, 심우준, 멜 로하스 주니어와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딕슨 마차도가 ‘금강불괴’를 자랑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철인으로 꼽히는 선수는 심우준과 마차도다. 수비에서 체력소모가 가장 큰 유격수 포지션을 맡고 있는데도 전 경기에 빠짐없이 이름을 올렸다. 수비에서의 맹활약으로 팀 성적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 38세 이대호의 꾸준한 출장도 놀랍다. 주로 지명타자를 맡고 있긴 하지만, 나이를 고려하면 이만한 활약을 해주는 베테랑 선수는 현재 리그 내에 없다. 또 풀타임 첫 해 깜짝 활약을 펼치고 있는 배정대가 KT의 외야를 꾸준히 누비고 있다는 것도 인상적이다.

공식 타이틀은 없지만 현장에서 항상 귀중한 기록으로 여겨졌던 전 경기 출장. 올해는 코로나19 변수 속에서 그 가치가 더 남다를 수밖에 없다. 금강불괴 6인의 남은 시즌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