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정근우. 스포츠동아DB
LG는 8일 정근우(38)의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2008베이징올림픽 때부터 국가대표 2루수로 이미지를 굳힌 그는 올 시즌 막판부터 은퇴를 염두에 두고 있었고, 팀이 5일 두산 베어스와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 패배로 올 시즌을 마감하자 이를 공식화했다. 그는 8일 스포츠동아와 전화통화에서 “한창 순위싸움에 집중하고 있는 팀에 폐를 끼칠 수 없었다”며 “정신없이 달려왔으니 조금 쉬고 싶다”고 웃으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이에 앞서 LG는 여건욱, 문광은, 백청훈, 정용운, 이준형, 백남원, 박찬호(이상 투수), 박지규 최재원, 김태우(이상 내야수), 전민수(외야수) 등 11명의 선수에게 재계약 불가를 통보했다.
최하위 한화 이글스와 9위 SK 와이번스도 선수단 개편에 강공 드라이브를 걸었다. 한화는 2020시즌 주장을 맡았던 이용규를 방출하는 등 윤규진, 안영명, 김경태, 이현호(이상 투수), 김창혁(포수), 송광민, 김회성, 박재경(이상 내야수), 최진행, 정문근(이상 외야수) 등 11명과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 이용규를 비롯해 한화의 주축 멤버였던 윤규진, 안영명, 송광민, 최진행 등이 모두 팀을 떠나게 돼 충격을 안겼다. 한화 정민철 단장은 “이번 쇄신안은 코어 선수 육성을 위해 포지션별 뎁스, 선수 개개인의 기량 분석 등 다각적인 검토를 통해 결정됐다”며 “젊고 역동적인 팀 컬러를 모색하고 새로운 강팀으로 도약하기 위해 쇄신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SK도 마찬가지다. 은퇴를 선언한 윤희상을 비롯해 박희수, 윤강민, 이재관(이상 투수), 김성민, 박준영, 석호준, 윤석민, 채태인(이상 내야수), 김재현, 나세원(이상 외야수)에게 재계약 불가를 통보했다. 한때 SK의 뒷문을 든든히 지켰던 박희수와 타선에서 경쟁력을 보여준 윤석민, 채태인은 물론 스페셜리스트로 소금 같은 역할을 했던 김재현까지 정리했다.
KIA 타이거즈도 베테랑 김주찬(38)과 재계약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등 포스트시즌(PS)이 모두 마무리되면 타 구단들도 정리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관중수익이 나지 않아 10개 구단 모두 극심한 재정난을 호소했던 만큼 어느 때보다 과감하게 선수단 정리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방출 통보를 받은 이들이 재취업에 성공할지도 지금으로선 미지수다.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은 지방 구단의 한 선수는 “일단 마음을 추스르고 여러 방안을 모색해야겠지만, 코로나19로 다들 상황이 어렵다 보니 쉽지 않을 듯하다”고 밝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