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 로하스 주니어. 스포츠동아DB
KT는 9일 “역대 외국인선수 최고 수준의 금액을 제시했지만 계약이 이뤄지지 않았다. 로하스 측에서 ‘더 큰 무대에서 뛰고 싶었는데, 기회가 와서 한신과 계약했다’고 전했다. 이제 우리는 플랜B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이 발표 직전 MLB네트워크 존 모로시 기자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로하스가 한신과 2년 계약을 했다”고 밝혔고, KT 구단이 확인을 거치는 과정에서 로하스의 입장이 전달됐다. 지난해 조쉬 린드블럼(밀워키 브루어스)에 이어 2년 연속 KBO리그 MVP가 시즌 후 해외무대로 떠나게 됐다.
2017년 조니 모넬의 대체선수로 KT 유니폼을 입은 로하스는 4년간 511경기에서 타율 0.321, 132홈런, 40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82를 기록하며 KBO리그를 평정했다. 특히 올해 142경기에선 타율 0.349, 47홈런, 135타점, OPS 1.097을 기록하며 KT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앞장섰다. 시즌 후 MVP로도 선정되며 말 그대로 올 시즌 최고의 선수였음을 인정받았다.
KT의 스토브리그 최대 목표도 로하스 주저앉히기였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선 오버 페이를 지양하며 다소 소극적 태도를 취하고 있지만, 로하스에게만큼은 달랐다. 역대 KBO리그 외국인선수 최고액은 2017년 두산 베어스가 더스틴 니퍼트에게 안겨준 210만 달러(당시 약 25억 원)였는데, KT는 이보다 높은 금액을 2년 계약으로 제시했다. 이번 주 초 로하스가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계약했다는 보도가 일본 언론을 통해 나왔지만, 로하스는 “가짜 뉴스다.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SNS를 통해 직접 해명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하지만 시장규모 자체가 다른 NPB와 돈 싸움에서 승리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숭용 KT 단장은 발표 직후 전화통화에서 “로하스의 답을 기다리던 상황에서도 단장으로서 최악의 경우를 생각해 플랜B를 마련해뒀다. 리스트업은 끝났다. 일단 매력적인 좌타 외야수 세 명 정도가 눈에 띈다”고 말했다. 중심타자 역할을 해줄 해결사가 KT의 목표다. 물론 현실적으로 새 외국인선수가 적응기간 없이 MVP급 퍼포먼스를 보여주길 기대하긴 어렵다. 이 단장도 이를 알고 있다며 “서둘러 결정하기보단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신중히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