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부상을 당하고도 경기출전을 강행해온 아산 우리은행 김정은(33)이 결국 전력에서 이탈하게 됐다.
우리은행은 28일 부천체육관에서 벌어진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4라운드 부천 하나원큐와 원정경기에서 68-50으로 승리했다. 그러나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49)은 이기고도 웃지 못했다. 팀의 주축인 김정은이 1쿼터 도중 골밑슛을 시도하고 착지하는 과정에서 오른 발목을 다쳤기 때문이다. 부상 직후 인근의 병원 응급실에서 엑스레이 촬영을 한 결과, 오른쪽 발목 부위가 골절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김정은은 21일 인천 신한은행전에서 오른쪽 발목 부상을 입은 바 있다. 당시에는 골 타박상 진단을 받아 부상 부위의 붓기기 가라앉자 26일 용인 삼성생명전부터 곧장 출전했다.
주축선수의 부상에 위 감독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그는 “종합병원 정밀검사(29일)에선 6주 정도 회복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발목뼈가 탈구되면서 미세하게 골절이 있었다고 한다”고 김정은의 정확한 상태를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올 시즌 17경기에서 13승4패를 기록하며 청주 KB스타즈(13승3패)에 0.5게임차 뒤진 2위에 올라있다. 그러나 공수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던 김정은의 이탈로 전력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위 감독은 “우리 팀 전력에 차질이 생기는 것보다 (김)정은이가 적지 않은 나이이기 때문에 앞으로 선수생활을 해나가는 데 지장이 생길까봐 걱정이었는데, 그나마 수술을 할 정도의 큰 부상은 아니라고 하니 불행 중 다행이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어 “감독인 내가 부족한 탓이다. 욕심을 내지 않겠다고 해놓고 성적이 나니까 1승에 연연하게 되더라. 개막전부터 (박)혜진이가 다치면서 정은이가 더 많이 뛸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서 과부하가 생겨 큰 부상이 나온 것 같다. 혜진이가 복귀하고 전력이 갖춰지면서 해볼 만하다고 생각하니 또 정은이가 다쳤다. 정은이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가뜩이나 선수층이 얇은 우리은행은 김정은의 이탈로 시즌 운용에 큰 어려움을 떠안게 됐다. 위 감독은 “(김)소니아, (박)지현이도 많이 뛰면서 과부하가 걸린 상태다. 둘 다 무릎이 좋지 않다. 나부터 마음을 비우고 선수들이 다치지 않도록 출전시간이나 훈련량을 잘 조절해나가야 할 것 같다”며 다시 한번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