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FC 설기현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그러나 포기는 없다. 아픔을 금세 털어버린 경남은 빠르게 보강에 나섰다. 윌리안, 에르난데스 등 검증된 외인 공격수에다 토종 골잡이 이정협까지 영입해 화룡점정을 했다. 설기현 감독이 추구하는 공격축구를 돕기 위함이다.
2021시즌 화끈한 비상을 꿈꾸는 경남은 통영에서 1차 동계훈련을 실시했다. 성과는 나쁘지 않다. 공격적인 고유의 컬러에 선수들이 잘 적응하고 있다. 지난 시즌 초반 겪었던 시행착오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부상자가 적다는 사실도 고무적이다. 다음달 남해에서 진행될 2차 훈련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하다.
설 감독이 바꾼 것은 팀 전술뿐이 아니다. 훈련 풍경도 이채롭다. 지난해 부임하자마자 구단에 카메라가 장착된 드론을 훈련장비로 요청했고, 지금껏 이를 활용하고 있다. 풀 트레이닝과 연습경기가 진행될 때면 항상 드론이 경남 선수단과 함께한다.
분석 스태프가 전담하는 드론은 많은 역할을 한다. 화창한 상공에서 선수들의 플레이 전체를 조망하는 한편 팀과 개개인의 움직임을 영상화한 자료를 제공한다. 이를 선수단 모두가 돌려보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
경남만의 이색문화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설 감독이 부임한 뒤 경남은 홈경기를 출·퇴근 형태로 소화해왔다. 통상 K리그 팀들은 홈경기 하루 전 클럽하우스나 연고지 호텔에서 합숙하며 결전에 대비하지만, 경남은 경기 전날 훈련 후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가 경기장으로 출근한다. 복장만 깔끔한 단복(정장)으로 통일했을 뿐이다.
설 감독은 “딱히 특별한 사례는 아니다. 유럽에서는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가장 중요한 건 킥오프 순간의 컨디션이다. 각자 몸만 잘 유지하면 되는데, 그 점은 나무랄 데가 없다. 패턴을 바꿀 이유가 전혀 없다”며 활짝 웃었다.
통영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