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김광현은 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 딘 샬럿 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선발등판해 2.1이닝 6안타 1볼넷 2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48개. 직구 최고 구속은 92.1마일(약 147㎞)로 찍혔다.
1회부터 고전했다. 연속안타와 볼넷으로 무사만루 위기에 몰렸고, 게릿 쿠퍼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평정을 되찾아 2아웃을 잡았지만 마운드를 내려갔다. 27구를 던져 투구수 제한에 걸렸기 때문이다. 뒤이어 등판한 주니어 페르난데스의 난조로 승계주자 2명이 홈을 밟아 김광현의 실점은 4점까지 불어났다.
잠시 휴식을 취한 뒤 2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광현은 1안타 무실점을 기록했고, 3회에도 무사 1·2루 위기에서 뜬공과 삼진을 잡은 뒤 이날 등판을 마쳤다.
결과만 보면 시범경기 첫 등판이었던 4일 뉴욕 메츠전(0.2이닝 4안타 2볼넷 4실점)과 비슷하다. 2경기 합쳐 3이닝 8실점이다. 지난해 시범경기 5차례 등판에서 9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을 때와 딴판이다. MLB닷컴은 “2차례 등판 모두 1회를 제대로 마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김광현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현지 언론과 화상 인터뷰에서 “1회 강판 후 덕아웃에서 지난 시즌에 왜 잘 던졌는지를 생각했다. 빠른 템포, 낮은 제구라는 해답을 얻어 거기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광현은 2회 이후 구속과 제구 모두 안정세를 보였다. 김광현은 “지난 경기보다 밸런스가 좋아졌고 이닝이 거듭될수록 지난해 모습을 찾아가는 것 같았다”고 자평했다.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의 ‘KK’를 향한 믿음 또한 여전했다. 실트 감독은 “KK는 1회 교체 후 리듬을 찾은 것 같았다. 그의 이전 모습과 더욱 가까워졌다”고 칭찬했다.
개막까지 아직 4주 정도 남았다. 김광현에게 지난해는 도전의 해였다면, 올해는 수성의 해다. 지난해는 5선발 진입조차 장담할 수 없어 시범경기부터 전력질주를 해야 했지만, 올해는 잭 플래허티~애덤 웨인라이트를 잇는 3선발 유력 후보다. 자신의 페이스대로 몸을 만들면 된다. 2경기 3이닝 8실점의 고전에도 김광현과 코칭스태프가 미소를 잃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