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카펜터. 스포츠동아DB
선발투수에게 요구되는 역할 중 하나는 경기 초반부터 팀이 승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여러 조건이 충족돼야 하는 개인 승리와 별개로 경기운영능력이 중시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런 점에 비춰보면 지금까지 한화 이글스 외국인투수 라이언 카펜터(31)는 좋은 선발투수라고 평가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옵션을 포함해 총액 50만 달러의 비교적 낮은 몸값에 계약한 데다, 대만프로야구(CPBL)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올 시즌 7경기에서 1.37의 평균자책점(ERA)을 기록 중이고, 이닝당 출루허용(WHIP·1.22)과 피안타율(0.190)도 수준급이다.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도 3차례 기록했다. 투구수가 다소 많다는 점만 보완하면 흠 잡을 데가 없다.
문제는 카펜터의 등판이 불운의 연속이라는 점이다. 올 시즌 1승(2패)에 그치고 있는데, 경기당 득점지원이 2.52점에 불과하다. 12일까지 규정이닝을 채운 24명의 투수 중 케이시 켈리(LG 트윈스·2.03점)에 이어 2번째로 적은 수치다. 득점지원이 3점을 밑도는 것은 카펜터가 꾸준히 QS를 작성한다고 해도 승리를 따낼 수 없다는 의미다.
가장 뼈아픈 지표는 등판 시 팀 성적이다. 2승5패로 승률이 0.286에 불과하다. 승리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불펜이 날린 경기도 한 차례 있었다. 효과적 투구를 하고도 팀이 패한다면 사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시즌 초반 기대이상으로 선전하고 있는 한화지만, 에이스가 등판한 경기의 승률이 5할을 밑도는 점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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