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석환 안 데려왔다면…’ 두산의 아찔한 상상

입력 2021-07-01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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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양석환.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에는 부동의 4번타자가 있다. 김재환(33)이다. 6월까지 팀의 4번타자가 소화한 259타수 중 224타수가 그의 몫이었다. 그만큼 상징성이 크다. 길어진 부진과 부상(무릎 통증)에 따른 1군 엔트리 말소가 아니었다면, 그 비중은 더 높아졌을 것이다.

김재환이 이탈한 지금 그 자리를 꿰찬 타자는 양석환(30)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함덕주와 채지선(이상 LG 트윈스), 남호가 포함된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LG에서 두산으로 둥지를 옮겼다. 부동의 주전 1루수였던 오재일(35)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삼성 라이온즈로 떠난 공백을 메워야 했다. 신성현, 김민혁 등 기존 선수들에게 그 자리를 맡기려 했으나,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당시 김태룡 두산 단장은 “확실히 공격력에 보강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그만큼 양석환의 공격력을 믿었던 것이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양석환은 69경기에서 타율 0.288(260타수 75안타), 16홈런, 48타점, 출루율 0.347을 기록 중이다. LG 시절인 2018년(140경기·타율 0.263·22홈런·82타점)의 성적을 뛰어넘는 것은 시간문제다.

무엇보다 4번타자로 내보내도 손색없을 정도의 생산력을 보여주고 있어 김재환의 공백에 따른 걱정을 덜었다. 6월 3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역전 결승 만루홈런은 그의 승부사 기질까지 보여준 한 단면이다. 양석환이 시즌 초반 부진에 빠졌을 때 “그냥 네가 잘하는 것을 하면 된다”며 기를 살려준 김태형 감독의 기대에도 부응하는 활약상이다.

두산은 최근 김재환을 비롯해 외국인투수 워커 로켓, 마무리투수 김강률, 필승계투요원 박치국 등 주축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6월 성적도 10승14패(승률 0.417)로 10개 구단 중 8위에 그쳤다. 그럼에도 5할 근처의 승률을 유지하며 버틸 수 있는 비결 중 하나가 양석환의 생산력이다.

지난해 말 전역 후 40경기에서 타율 0.246, 3홈런, 13타점으로 부진했던 탓에 주전경쟁이 쉽지 않았던 LG 시절의 상황을 고려하면, 지금의 양석환은 그야말로 날개를 단 격이다. 그는 “나도 공격적인 성향이다 보니 (김태형) 감독님과도 잘 맞는다. 지난해에는 약점을 보완하려다 실패했지만, 이제는 내가 잘하는 것을 제대로 해보자고 마음먹었다”며 웃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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