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한때 젊음의 해방구였던 선수촌, 코로나19 시대에는?

입력 2021-07-22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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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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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선수촌은 참가선수들이 누릴 수 있는 특권 중 하나다. 그 나라의 행정력이 크게 관여하지 않는 치외법권지역 또는 성역으로 존중받아왔다. 전 세계의 또래 젊은이들이 모이다보니 대회기간 내내 축제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 열기는 상호상승작용을 일으켜 선수촌을 젊은이의 해방구로 만들곤 했다. 올림픽을 경험했던 많은 이들이 “경기는 기억나지 않지만 선수촌 생활은 오래 기억에 남는다”고 말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2020도쿄올림픽 선수촌은 다른 분위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이다. 선수들은 과거보다 훨씬 엄격한 환경에서 지내야 한다. 숙소에는 TV와 냉장도고 없다. 불만의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선수촌 사용은 각국 올림픽위원회(NOC)의 결정과 선수들의 의사에 따른다. 선수촌 생활이 불편하다고 판단하면 외부 호텔을 사용할 수 있다. 각 종목의 경기가 시작되기 5일 전부터 입촌이 가능하다. 그 대신 해당 종목이 끝나면 48시간 이내에 퇴촌해야 한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은 25평형대의 선수촌 숙소에서 일어나자마자 코로나19 검사부터 받아야 한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선수들에게 매일 타액 샘플을 제출할 것을 요구한다. 양성 반응이 나오면 유전자증폭(PCR) 검사가 기다린다. 다시 양성 반응이 나오면 별도의 건물로 가서 3차례의 정밀검사를 더 받은 뒤 결과에 따라 격리, 입원 또는 대회출전 포기 등의 결정이 나온다. 페루의 여자태권도선수는 이 조치에 따라 경기도 해보지 못한 채 기권으로 처리되는 첫 사례가 됐다.

선수촌 내에선 마스크 착용이 필수다. 메인 식당은 동시에 3000명이 앉을 수 있는 엄청난 규모다. 식사 때도 거리두기는 필수다. ‘혼밥’을 장려한다. 좌석마다 아크릴 차단막이 설치됐다. 음식은 일본식을 중심으로 채식주의자, 이슬람교도 등 선수들의 다양한 기호에 맞게 제공된다. 웨이트트레이닝장에는 600대의 훈련장비가 갖춰져 있는데, 여기서도 마스크는 착용해야 한다. 사용한 장비는 계속 소독한다.

선수들을 위한 별도의 편의시설도 있다. 일본의 전통목조건축기술로 지어진 빌리지 플라자에는 현금자동출납기, 세탁서비스, 미용실, 카페, 토산품 가게 등이 있다. 선수들을 위해 다양한 게임기도 준비됐다. 휴대폰이 필수인 선수들을 위해 선수촌에선 와이파이가 터진다.

선수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선수촌 밖으로 나갈 수 없다. 반드시 선수단 전용버스를 타고 경기장과 훈련장으로 이동해야 한다. 그 대신 선수촌에는 24시간 내내 움직이는 19인승 자율운행버스도 있다. 총 17대가 넓은 선수촌을 돌아다니며 선수들의 발이 되어준다.



선수촌에서 취침시간은 따로 정해져있지 않다. 종목마다 경기가 시작되고 끝나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적 생활 에티켓은 선수촌에서도 적용된다. 과거와 달리 여럿이 모일 수도 없고, 집단음주도 금지다. 만약 선수촌 규칙을 위반하면 벌칙을 받는다. 심하다 싶으면 대회 참가자격도 박탈된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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