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 불펜포수 권누리(왼쪽)가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라이브피칭을 마친 박세웅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고척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17일 소집돼 고척돔에서 훈련 중인 대표팀에는 4명의 불펜포수가 있다. 권 씨 외에도 염은호(키움 히어로즈), 이진우(KIA 타이거즈), 홍성윤(삼성 라이온즈) 씨가 배팅볼을 던지고 투구를 받는다. 하지만 올림픽은 AD카드가 제한돼있기 때문에 권 씨만 도쿄행 비행기에 오른다.
권 씨에게는 2017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 이어 3번째 국제대회. APBC는 4명, 프리미어12는 5명의 불펜포수가 함께 했는데 도쿄에선 권 씨 혼자다. 22일 연락이 닿은 권 씨는 “자부심과 책임감이 분명히 있다. 혼자 가게 됐으니 평소보다 두세 배 더 열심히 뛰어다닐 것”이라고 다짐했다.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이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을 가졌다. 불펜포수 권누리. 고척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스스로 꼽는 태극마크 단골 이유는 배팅볼. 김재현 타격코치 등 타격 전문가들 모두가 엄지를 세운다. SSG 타자들이 올스타전 홈런 레이스 등 이벤트 때 권 씨부터 찾는 이유다. 권 씨는 “하루에 많게는 200구씩 던진다. 때문에 방에서 팔굽혀펴기를 하는 등 힘이 떨어지지 않기 위한 나름의 루틴도 생겼다”며 “배팅볼은 공에 움직임이 없이 깔끔해야 한다. 원하는 코스에 비슷하게 던진다는 자부심은 있다”며 웃었다.
배팅볼 투수로서 공을 던져주고, 불펜포수로서 투구를 받는 역할. 자연히 선수들의 컨디션을 가장 가까이서 파악할 수 있다. 권 씨는 “대표팀에 올 때마다 ‘이 선수들이 여기 괜히 뽑힌 게 아니구나’라고 느낀다. 정말 많은 걸 보고 배운다”며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다.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옆에서, 뒤에서 잘 도울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