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 실패를 딛고 일어선 K리그 올림피언, “그라운드에서 증명하자”

입력 2021-08-1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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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이동경. 스포츠동아DB

김학범 감독이 이끈 올림픽축구대표팀은 2020도쿄올림픽 8강에서 멈췄다.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와 8강전에서 3-6으로 참패한 뒤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털썩 주저앉았고, 일부는 눈물을 펑펑 쏟았다. 이 장면을 지켜본 많은 K리그의 축구인들은 “사흘에 1경기씩 치르는 혹독한 일정의 올림픽에 오래 남아도 걱정스러웠는데, (메달 실패) 후유증은 솔직히 더 두렵다”고 입을 모았다.

다행히 기우에 그쳤다. 영건들은 모두 씩씩하게 일어섰다. 특히 이동경, 이동준(이상 울산 현대)의 활약이 눈부시다. 멕시코전 패배 직후 김 감독의 품에 안겨 서럽게 울던 공격형 미드필더 이동경은 소속팀에 복귀하자마자 치른 2경기(4일 대구FC~7일 강원FC)에 모두 출전해 1골을 뽑았고, 윙 포워드 이동준은 2골을 몰아쳤다. 여기에 올림픽에서 다소 부진했던 중앙 미드필더 원두재도 성실한 몸놀림으로 팀의 연승에 일조했다.

올림픽 기간 진행된 여름이적시장을 통해 포항 스틸러스를 떠나 전북 현대로 옮긴 송민규의 퍼포먼스도 대단했다. 주말 대구와 K리그1 23라운드 홈경기에 선발출전한 그는 공격 포인트를 올리진 못했어도 특유의 활동량을 앞세워 상대 진영을 쉴 틈 없이 파고들며 향후 활약을 기대케 했다. 멕시코전 대량실점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전북 골키퍼 송범근도 예의 안정감을 되찾았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선수들이 올림픽을 통해 많이 성장했을 것이다. 본인도 모르게 한 뼘 자라났을 것이다. 경기를 뛸수록 자신감이 붙게 된다. 우리 선수들이 이런 과정에 있다”고 칭찬했고, 김상식 전북 감독은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곳은 그라운드다. 거기서의 아픔은 그라운드에서 다시 극복해야 한다. 후회 없이 싸우면서 아쉬움을 서서히 털어낼 수 있다”며 흐뭇함을 감추지 않았다.

대구에서도 올림피언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사실상의 ‘캡틴’ 역할을 해낸 중앙수비수 정태욱과 김재우는 나란히 울산 원정에 나섰다. “뛰어줄 수 있겠느냐”는 이병근 대구 감독의 요청에 흔쾌히 응했다. 그러나 김재우는 폼이 좋지 않았고 결국 무릎 내측인대를 다쳤다. 다행히 추가 부상자는 없다. 정태욱은 여전히 팀의 든든한 지킴이로 남아있고, 올림픽에서 가벼운 부상을 입었던 정승원도 전북 원정을 통해 리듬을 되찾았다.

이들뿐이 아니다. 올림픽에서 기량을 뽐낸 수비형 미드필더 김동현(강원FC)과 측면 전·후방을 폭넓게 소화한 윙어 김진야(FC서울), 윙 포워드 엄원상(광주FC), 김진규(부산 아이파크) 등도 휴식과 예열을 마치고 각자 소속팀의 후반기 레이스에 힘을 보탤 참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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