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국가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9월 2일 이라크전(서울월드컵경기장), 9월 7일 레바논전(수원월드컵경기장)을 시작으로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 돌입한다.
월드컵 최종예선은 ‘좁은 문’이다. 아시아에는 4.5장이 배정됐다. 한국이 속한 A조와 B조 1·2위가 본선에 직행하고 조 3위는 플레이오프(PO)와 대륙간 PO를 통과해야 본선 무대를 밟는다. 2위 이내에 진입하지 못하면 불투명한 미래에 직면한다.
한국은 가시밭길을 걸어야 한다. 우리를 제외한 모든 상대국들이 중동에 속했다. 이란과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시리아, 레바논은 이동거리도 짧고 시차나 환경 적응이 필요가 없다.
월드컵으로 향할 마지막 관문. 벤투 감독은 냉정한 시험대에 올랐다. 과거 대회를 돌이켜봐도 최종예선은 쉽지 않았다. 사령탑 교체가 빈번했고, 최종예선과 본선을 다른 이가 지휘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음에도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이유로 감독이 경질된 사례도 있다.
그럼에도 변치 않는 진리가 있다. 훗날 남는 것은 과정이 아닌 결과다. 최종예선은 상황과 상대, 환경 탓을 할 틈이 없다. 오심과 중동 특유의 텃세, 침대 축구로 불리는 시간지연 등 각종 변수를 극복하는 힘이 필요하다.
벤투 감독은 관중 입장이란 최대의 홈 어드밴티지를 포기하면서까지 수도권에서 최종예선 홈 2연전을 고수했다. 30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소집훈련을 시작할 태극전사들의 피로도를 낮추기 위함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 거리두기 4단계 지역인 수도권 경기는 무관중으로 진행된다.
초반 흐름이 중요하다. 9월 2경기와 10월 7일 시리아전까지 홈 3연전을 싹쓸이해야 남은 7경기를 여유롭게 풀어갈 수 있다. 질 낮은 플레이를 일삼는 중동에 맞서 예쁜 축구를 고수할 이유는 없다. 투박하고 거칠어도 결실을 얻는 데 집중해야 한다.
이라크, 레바논 전력분석을 마친 벤투 감독은 “상대 장·단점을 파악했다. 긴 플레이타임을 가져가면서 승리할 것”이라고 했다. 볼 점유율을 최대한 높여 상대의 밀집수비를 부순다는 의지다. 26명 엔트리를 선발하며 측면에 가장 심혈을 기울인 배경이기도 하다.
“최종예선은 가장 힘들면서도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될 것”이라는 출사표를 던진 벤투호의 미래는 어떻게 열릴까. 그 시작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