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빠진 포항, 부진한 유망주 살려 승리 따낸 김기동 감독의 한마디 “자신 있게 해!”

입력 2021-09-02 14: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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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고영준. 스포츠동아DB

김기동 감독의 포항 스틸러스는 없는 살림에도 최고의 기량을 뽑아내는 팀이다. K리그 초호화 선수단을 자랑하는 전북 현대도 덜미를 잡혔다.

포항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하나원큐 K리그1 2021’ 20라운드 순연경기에서 전반 16분 고영준의 선제골을 앞세워 1-0 승리를 거뒀다. 승점 39(10승9무8패)로 순위를 6위에서 3위로 끌어올렸다.

에이스 강상우가 국가대표팀 차출로 빠진 와중에 거둔 성과다. “이번 승리는 스틸러스의 역사가 될 것”이라며 기뻐한 김 감독이 말하는 대로 이루어졌다. 그의 말 한마디에 선수단은 강한 압박으로 전북을 몰아세웠고, 원정에서 값진 승리를 따냈다. 특히 최근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2001년생 유망주 고영준이 정신을 바짝 차리게 만든 것이 눈길을 끈다.

고영준은 지난해 프로에 데뷔해 금세 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지만, 지난달 1일 대구FC전에서 골을 뽑아낸 뒤로는 부진을 거듭하고 있었다. 이에 김 감독은 “더 뒤쳐지면 성장을 못한다. 실수를 해도 괜찮으니 자신감 있게 하라”며 쓴 소리를 쏟아냈다. 적극적으로 공을 받기 위해 움직여야 하는 공격형 미드필더지만, 고영준은 자신감이 떨어진 탓에 수비수 근처에 머무르며 패스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전북전에선 달랐다. 고영준은 수비와 미드필드 사이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공격을 주도했다. 전반 16분 득점 상황은 이승모의 중거리 슛이 굴절되는 행운도 따랐지만, 활발하게 침투한 끝에 직접 포착한 기회였다. 후반 17분 다소 이른 시간에 부상을 당해 벤치로 물러났으나, 그의 활약이 전북을 무너뜨렸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고영준은 김 감독의 ‘스틸러스 정신’이 자신을 포함한 많은 포항 선수들을 일깨웠다고 강조했다. 그는 “감독님이 어린 선수들에게 투쟁심 있게 뛰라고 하셨다. 고참 형들만 머리를 부딪치며 뛴다는 말을 듣고 자세를 고치려 마음먹었다”며 이전과 자세가 달라졌다고 밝혔다.

김 감독이 살려낸 것은 고영준만이 아니다. “자신감 있게 뛰어주라”는 격려로 지난달 22일 FC서울전 퇴장으로 위축됐을 팔라시오스를 이날 전북전에선 돌격대장으로 변신시켰다. “올해는 최소 실점팀이 되자!”고 외친 한마디로 날카로운 창이던 포항을 가장 단단한 방패(28실점·팀 실점 2위)로 바꿔놓았다.

전주|이승우 기자@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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