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최종예선 스타트’ 벤투호, ‘이타’ 아닌 ‘이기’가 필요해

입력 2021-09-0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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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대표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라크와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1차전(2일·0-0 무)은 여러모로 아쉬움이 큰 경기였다. 결과가 중요한 홈경기, 그것도 첫 판에서 승리를 놓친 상황은 두고두고 아쉽게 작용할 수 있다. 스스로 ‘가시밭길’로 향한 한국축구는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레바논과 홈 2차전의 부담이 한층 더 커졌다.

모든 부분이 안타까웠지만, 무엇보다 태극전사들의 무딘 창끝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이라크 수비 격파법으로 ‘높은 볼 점유율’을 언급한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의 전술 때문일까. 일단 상대 진영에는 오래 머물렀지만 시원한 마무리도, 한 방도 없었다.

슛은 많았다. 15개의 소나기 슛(유효 5회)을 퍼부었다. 전반 내내 웅크렸던 이라크는 간헐적 역습에 나선 후반에야 슛 2개를 시도했을 뿐이다. 그런데 과감하지 못했다. 대부분이 골대를 벗어났고, 문전 내 슛 시도도 적었다.

원톱 황의조(29·보르도)와 왼쪽 윙 포워드 손흥민(29·토트넘), 2선 공격수 이재성(29·마인츠)은 물론 후반 투입된 황희찬(25·울버햄턴), 남태희(30·알 두하일) 등도 너무 슛을 아꼈다. 이라크 수비를 외곽으로 끌어내기 위한 중거리 슛은 대부분 3선의 황인범(25·루빈 카잔)이 시도했다.

이런 한국의 공격 패턴을 이라크의 베테랑 사령탑 딕 아드보카트 감독(네덜란드)이 파악하지 못할 리 없었다. 짧은 패스와 빌드업 플레이로 전진하는 한국의 플레이는 상대가 수비 진영을 갖추는 데 충분한 여유를 줬고, 그나마 왼 측면에 무게가 실린 사이드 공략도 금세 수를 읽혔다.

일각에선 벤투 감독의 부임 이후 줄기차게 강조된 ‘빌드업 축구’에 선수들이 얽매이면서 찬스에서도 주변을 살피고, 서로 눈치를 보는 상황에 처했다고 본다. 부정적 의미의 ‘이타적’ 플레이에 익숙해진 것이다.

손흥민도 어느 정도 인정했다. 이라크의 대인방어에 고전한 5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비대면 인터뷰를 갖고 “슛을 아끼려는 의도는 아니나 기회가 많지 않았다. 자세가 갖춰지지 않았을 때, 슛을 해도 막힐 것 같을 때 동료를 찾게 됐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기적’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슛 15개가 부족하면 더 많이 시도해야 한다. 작심하고 비기려는 경기를 원치 않는다면, 적극적 슛 시도와 득점이 필요하다. 모두가 골 욕심을 내야 공격 작업은 한층 날카로워진다. 손흥민은 “슛 시도가 적은 부분은 나부터 수정이 필요하다. 이제는 조금 더 욕심을 내려고 생각하고 있다”며 확 달라질 레바논전을 예고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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