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 업그레이드’ 양석환 전성시대, 잠재력은 거짓말 안 한다!

입력 2021-09-06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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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양석환. 스포츠동아DB

올 시즌 두산 베어스 타선의 핵심은 단연 양석환(28)이다. 프리에이전트(FA) 오재일(삼성 라이온즈)과 최주환(SSG 랜더스)의 이탈로 크게 약화된 타선의 공백을 최소화하고자 단행했던 트레이드의 눈부신 성과다.


2015시즌 LG 트윈스에서 프로 1군에 데뷔한 그는 장타력을 지닌 거포 유망주로 일찍부터 주목받았다.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대 직전인 2018시즌 22홈런을 터트리며 잠재력을 터트렸다. 그 때만 해도 LG의 차세대 4번타자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지난해 전역 후 40경기에서 타율 0.246, 3홈런, 13타점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기대했던 모습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결국 투수보강이 필요했던 LG의 사정에 따라 함덕주, 채지선의 반대급부로 남호와 함께 두산 유니폼을 입게 됐다. 이 때만 해도 타선의 공백을 채울 순 있지만, 지금과 같은 활약을 하리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예측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양석환은 6일 현재 올 시즌 96경기에서 타율 0.291(361타수 105안타), 23홈런, 69타점, 출루율 0.347을 기록 중이다. 홈런은 팀 내 1위이자, 리그 공동 4위다. 타점은 팀 내 2위이자, 리그 7위다. 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3연타석 아치를 그리며 개인 한 시즌 최다홈런(종전 22개)을 넘어섰고, 내친김에 3할 타율에도 도전하고 있다. 0.364의 고타율을 기록 중인 9월의 페이스를 고려하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양석환은 공격력을 강화할 수 있는 카드”라던 김태룡 두산 단장의 말이 허언이 아니었다.


양석환의 업그레이드가 눈에 띄는 이유는 또 있다. 과거에도 LG와 두산이 함께 홈으로 사용하는 잠실구장을 벗어난 뒤 잠재력을 폭발시킨 사례는 적지 않았지만, 양석환은 다르다. 외야 펜스까지 거리가 가장 긴 홈구장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성적을 끌어올렸다. 홈(타율 0.255·7홈런·22타점)과 원정(타율 0.320·16홈런·47타점) 성적의 편차는 존재하지만,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자기 스윙을 하며 상대 배터리를 위협한다는 점이 돋보인다. 삼진을 두려워하지 않고, 공격적인 스윙을 전개할 수 있도록 배려한 김태형 두산 감독의 조언도 한몫 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약점을 보완하려다 실패했지만, 이제는 내가 잘하는 것을 제대로 해보자고 마음먹었다”는 말로 변화를 설명했다.


두산은 올 시즌 7위(44승2무50패)로 고전하고 있다. 6년 연속(2015~2020년) 한국시리즈에 오른 팀의 위용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선수들의 이탈과 그에 따른 세대교체 준비 과정에서 병역 의무를 마친 우타 거포의 등장은 한 줄기 빛과 다름없다. 그 주인공은 양석환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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