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엄원상.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광주는 2021시즌 중반기 이후 대부분의 시간을 꼴찌로 보냈다. 4월 말부터 8경기 무승(2무6패)으로 순위가 곤두박질쳤고, 8월초엔 전 포지션에 걸쳐 부상자가 대거 발생했다. 그러나 A매치 휴식기 전 인천 유나이티드, 대구FC, 성남FC를 만나 거짓말 같은 3연승을 거뒀고, 최하위를 탈출해 9위(8승4무14패·승점28)로 올라섰다.
엄원상은 이번 주부터 재개되는 K리그에서 광주의 생존 경쟁에 앞장선다. 2020도쿄올림픽 멕시코와 8강전에서 햄스트링을 다친 그는 지난달 20일 대구 원정 경기에 교체 출전했다. 그는 9일 스포츠동아와 전화 인터뷰에서 “몸이 확실히 좋아졌다. 이제 풀타임을 뛸 수 있을 정도다”며 “휴식기가 길어 훈련도 많이 하고, 컨디션을 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팀이 조금 가라앉아 있다가 3연승을 거뒀다. 강등권을 완전히 벗어나 경기를 즐길 수 있는 순위로 올라갈 것”이라고 목표를 공개했다.
광주의 반등엔 2017시즌 강등을 경험한 바 있는 베테랑들이 있었다. 특히 부주장 이한도는 대구전 승리 이후 구단 관계자에게 “성남전까지 3연승을 거둔 후 웃겠다”며 절실함을 드러냈다. 선배들을 중심으로 어린 선수들까지 똘똘 뭉쳤다. 이를 경기장 밖에서 지켜본 엄원상은 “(이)한도형이 책임감을 갖고 그런 말을 한 것 같다. 선수들 누구도 강등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하나로 뭉쳤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올 시즌 부임한 김호영 감독의 지도력도 한 몫을 했다. 선수단과 첫 만남에서 “우리 팀에 주전, 비주전은 없다”고 선언한 김 감독은 누구라도 경기에 출전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선수단을 관리했다. 대외적으로 ‘에이스’로 평가받는 엄원상도 경쟁을 피할 순 없다.
“누가 뛸지 경기 전날까지도 아무도 모른다”고 말한 엄원상은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훈련에서도 실전처럼 임한다. 출전하기 위해선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며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리그가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경쟁은 더욱 심화된다. 연승 행진을 달린 광주도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부상으로 잠시 옆으로 물러나있던 엄원상은 어린 나이임에도 다시 팀의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 그는 “(에이스라는 평가에)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면서도 “너무 신경 쓰면 경기력에 영향이 있다. 그저 (경기에) 집중하는 게 내가 할 일이다”라고 얘기했다.
광주는 11일 오후 7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 삼성과 29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엄원상은 “올해 수원 삼성에게만 2패를 당했다. 꼭 이기고 싶은 마음이고, 팀원들 누구 하나 다르지 않다”고 필승 의지를 다졌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