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날 기미 보인 배정대-박경수-유한준, KT 타선을 깨울까

배정대-박경수-유한준(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KT 위즈는 8월 13일부터 지켜온 페넌트레이스 1위 자리를 이달 23일 내줬다. 25일 현재 KT(74승8무57패)는 1위 삼성 라이온즈(75승9무57패)에 0.5경기차로 뒤진 2위다. 그러나 자력 1위가 가능한 팀은 KT뿐이다. 삼성보다 2경기가 더 남아있다. 두 팀이 잔여경기에서 나란히 전승을 거둔다고 가정하면 1위는 KT의 몫이 된다.

관건은 공격력 회복이다. 9월까지 투타의 밸런스가 좋았던 KT는 10월 들어 급격하게 식은 타선 때문에 흔들리고 있다. 10월 20경기에서 팀 타율 0.255, 75득점에 머물러있다. 팀 타율은 4위지만, 득점은 공동 7위다. 팀 OPS(출루율+장타율)도 0.691로 시즌 전체(0.735)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24일 수원 키움 히어로즈전에선 17안타로 7점을 뽑았지만, 앞선 5경기에선 한 차례도 3점 이상 뽑지 못했다. 특히 1위 싸움의 분수령이 된 22일과 23일 삼성과 2연전에선 한 차례 영패 등 고작 2득점에 그쳤다.

하지만 제 몫을 해줘야 할 선수들이 최근 살아나고 있다는 점은 다행스럽다. 9월부터 극심한 타격침체를 겪은 중견수 배정대(26)는 최근 3경기에서 2차례 멀티히트를 포함해 13타수 6안타로 회복세를 보였다. 24일 키움전에선 2타점도 올렸다.

올 시즌 내내 타격슬럼프와 크고 작은 부상으로 고생한 베테랑 2루수 박경수(37)도 22일 삼성전에서 홈런포를 가동했고, 24일 키움전에선 3타수 2안타로 모처럼 멀티히트를 작성했다. 삼성과 2연전에서 침묵한 최고참 유한준(40) 역시 24일 4타수 2안타에 2차례의 헤드퍼스트슬라이딩으로 팀 승리와 분위기 전환에 앞장섰다.

KT는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최종일에 2위로 뛰어오르며 창단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의 감격을 맛봤다. 꾸준하게 지켜온 1위 자리를 잠시 내줬을 뿐, 남은 5경기에서 지난해처럼 또 한번 스퍼트에 성공해 창단 이후 가장 높은 순위로 페넌트레이스를 마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는 유한준, 박경수, 배정대가 막판 기적의 레이스를 이끌 수 있을지 궁금하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