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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스틸러스. 스포츠동아DB
예나 지금이나 두 팀은 늘 비교대상이었고, 대개는 전남이 머쓱한 입장이었다. 최근에는 그 정도가 더 심해졌다. 포항이 202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에 오르면서다. 세레소 오사카, 나고야 그램퍼스(이상 일본)를 꺾은 데 이어 4강전에선 울산 현대마저 잡았다. 다음달 24일(한국시간)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 결승만 남았다.
이를 지켜본 전남 구성원들의 마음이 편할 리는 없다. 형제구단의 선전이 자랑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가슴 한편이 묘하게 아리다. 물론 사촌이 땅을 샀을 때의 감정이 아니라, 긍정적 자극으로 삼으려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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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드래곤즈.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강등 3년차,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기 위한 전남의 의지는 단단하다. 풍부하진 않아도 경험 많은 실력자들로 스쿼드를 구축했고, 수비에 무게를 실은 뚜렷한 팀 컬러로 1경기만 남겨둔 K리그2 정규리그에서 4위를 조기에 확정했다. 전남은 다음달 3일 승격의 첫 걸음인 K리그2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이기면 나흘 뒤 PO를 거쳐 K리그1 11위와 승강 PO를 치를 수 있다.
27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 ‘2021 하나은행 FA컵’ 준결승은 그간 전남의 치열한 노력을 증명한 시간이었다. ACL 결승을 앞둔 포항처럼 선전을 거듭해 FA컵 우승을 차지하고픈 속내뿐 아니라, 곧 시작될 짧고 긴 승격 레이스에도 철저히 대비하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엿보였다. 전남은 이날 K리그1 우승을 노리는 울산을 상대로 선제골과 추가골을 잇달아 뽑는 등 놀라운 경기력을 보여줬다. “토너먼트에 다음이란 없다”는 전경준 전남 감독의 짧고 굵은 한마디는 임전무퇴의 투지를 상징하기에 충분했다.
울산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