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동아DB
포항은 24일 오전 1시(한국시간) 리야드의 킹 파흐드 국제경기장에서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 2021 ACL 결승전을 치른다. 사우디리그 최강팀이자 해당 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쓰고 있는 알 힐랄이 결승에 오름에 따라 포항은 적진에서 아시아 정상 등극을 노리게 됐다.
여러모로 불리한 포항이지만, 우승 열망은 뜨거웠다. 1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출국 전 미디어데이에 참가한 포항 김기동 감독(50), 신진호(33), 임상협(33)은 입을 모아 “반드시 우승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2009년 포항 선수로 우승을 경험한 데 이어 사령탑으로도 ACL 정상을 노리는 김 감독은 “몇 년 동안 대회에 불참하며 팬들의 염원이 컸다. 어려운 상황에서 결승까지 올랐는데 팬들에게 좋은 선물을 하고 싶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16일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미디어데이.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토너먼트에서 우승 후보들을 잇달아 격파하고 결승에 올랐지만, 포항의 전력은 불안하다. 원래 포지션인 미드필더가 아닌 최전방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친 이승모(23)는 대체복무 중 봉사활동시간 미이수로 출국이 불가능하고, 수문장 강현무(26)는 부상으로 이탈했다. 반면 알 힐랄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출신 바페팀비 고미스, 마테우스 페레이라와 한국국가대표 출신 장현수 등 수준급 선수들이 즐비하다.
그러나 김 감독은 불평보다는 확신으로 가득 차있다. “시즌을 치르며 원하는 스쿼드로 경기를 한 적이 거의 없다. 다른 선수들이 있기에 고민은 없다”며 “스틸러스의 자부심을 갖고 경기에 나가겠다”고 말했다.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내겠다는 의지다.
포항 김기동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공격진에 공백이 있는 만큼 임상협의 역할이 중요하다. 올해 팀 내 최다골(10골)을 뽑아낸 그에게 ACL 결승전의 의미는 남다르다. “2009년 전북 현대에서 우승을 해봤지만 주역은 아니었다. ACL 결승전은 내 인생에서 가장 큰 경기다. 내가 가진 모든 걸 쏟겠다”며 “팬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경기를 펼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2020시즌 울산 현대에서 ACL 우승컵을 들어 올린 뒤 포항으로 이적한 신진호의 포부도 남다르다. “다시 결승에 오를 것이라 꿈꾸지 않았다. 물불을 가라지 않고 트로피를 들겠다”는 그는 “아직 선수들이 부담될까봐 많은 이야기를 하진 않았다. 현지에 도착해 필요하다면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