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김상식 감독(왼쪽), 울산 홍명보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희비는 뚜렷하게 엇갈렸다.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먼저 수원FC와 격돌한 전북은 2-3으로 패했다. 올 시즌 상대전적은 2무2패가 됐고, 그토록 원치 않았던 ‘추격전’을 다시 허용하고 말았다. 수원FC-전북전보다 늦게 킥오프된 제주 유나이티드와 홈경기를 앞둔 홍명보 울산 감독은 이 소식을 접한 뒤 밝게 웃었고, 후반 추가시간에만 2골을 몰아치며 짜릿한 3-1 승리를 거둔 뒤 다시 한번 환한 미소를 지었다.
시즌 종료까지 2경기씩만 남았다. 꼭 이겨야 했던 경기를 놓친 전북과 응당 이겨야 할 경기를 잡은 울산의 분위기는 극과 극이다. 67골을 넣은 전북이 다득점에서 울산(62골)에 넉넉하게 앞선 상황이나, 현재의 흐름만 놓고 보면 어둡고 긴 터널을 뚫고 나온 울산이 다소 유리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전북은 울산과 ‘현대가 더비’를 이긴 뒤 A매치 휴식기를 마치자마자 상대적 약체에게 무너져 어렵게 잡은 우위를 허무하게 날려버렸다는 충격이 상당하다.
대구FC 선수들.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제 축구계의 시선은 ‘킹 메이커’로 향한다. 두 팀을 차례로 만날 대구FC의 역할이 굉장히 커졌다. 28일 안방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전북과 37라운드를 치른 뒤 다음달 5일 울산 원정으로 38라운드를 치른다. 더욱이 대구는 정규 라운드에서 전북과 울산을 모두 잡은 경험이 있다. 전주 원정에선 2패를 당했으나 5월 홈에선 1-0으로 승리했다. 울산에는 2승1패로 우위다. 지난 시즌 포항 스틸러스의 몫이었던 우승 캐스팅보트를 이번에는 대구가 쥐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구처럼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순 없지만 전북, 울산과 격돌할 다른 팀들도 지켜봐야 한다. 전북은 시즌 최종전에서 제주, 울산은 37라운드에서 수원 삼성과 대결하는데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전북-제주는 3무, 울산-수원은 1승1무1패로 올 시즌 팽팽했다. 제주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을 위해, 수원은 시즌 마지막 홈경기라 역시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을 전망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