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배럴 타구 기준 재정의한 ‘빅콘테스트’ 참가자들

입력 2022-01-11 13: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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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아이 주관 부문 ‘FUN’, ‘DA DE져쓰’ 팀 최우수상 공동수상 영예
‘한국형 배럴의 기준을 만들자!’

스포츠 데이터 분석을 공부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프로야구 배럴 타구의 기준을 국내 현실에 맞게 다시 정의하려는 의미 있는 시도가 이뤄졌다.

지난해 7월부터 진행된 제9회 빅콘테스트에서 데이터 분석 분야 챔피언리그 스포츠테크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대학생팀 ‘FUN’(이수민 숭실대, 홍정민 성균관대)과 ‘DA DE져쓰’(이학민 강민지 용지호 노윤종·이상 연세대)가 과제 해결 과정에서 배럴 타구의 기준을 KBO리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각각 재정의해 눈길을 모았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주최로 2013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는 빅콘테스트는 공공 및 민간기업의 데이터 활용 촉진과 우수인재 발굴을 위한 국내 최대 규모의 데이터 분석 경진대회다.

주관사로 참여한 스포츠기록 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가 해당 분야 참가자의 도전과제로 ‘프로야구 배럴(barrel)을 통한 타자 성적 예측’에 대한 문제를 출제함에 따라 모든 참가팀은 스포츠투아이에서 제공하는 야구데이터(타자 기본정보, 타자 트래킹데이터)를 활용해 좋은 타구(배럴)에 대해 정의하고, 타자 성적 예측모형 개발을 통한 타자의 특정시점 OPS(장타율+출루율) 예측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팀들은 기존에 정의된 배럴 타구의 기준을 그대로 국내프로야구에 적용하기 힘들다는 점을 인식하게 됐다.

일반적으로 배럴 타구(barrels)란 타율 0.500, 장타율 1.500 이상을 기록할 수 있는 타구 유형들로, 타구속도와 발사각도의 집합체를 일컫는다. 메이저리그 기준으로 타구 속도 98마일(약 157.8㎞) 이상이면서 발사각 26~30도인 타구를 뜻한다. 시속 100마일부터 시속 116마일까지는 1마일이 증가할 때마다 배럴 타구가 되는 발사각의 범위가 2~3도 증가한다.

하지만 최우수상을 수상한 ‘FUN’팀의 리더 이수민 씨에 따르면 일단 메이저리그와 KBO리그의 타구속도 분포가 크게 다르며, 기존의 배럴 기준을 적용했을 때 메이저리그는 타구당 배럴 비율이 7% 안팎이지만, KBO리그의 경우 1%에도 채 못 미쳐 배럴 타구를 따지는 게 의미가 없을 정도다. 이 씨는 “따라서 KBO리그 선수들의 타구속도에 맞게 적절한 개수의 배럴 타구를 생산하는 기준을 다시 세우려는 노력을 했다”고 밝혔다. 또 “배럴 기준을 정할 때 타구속도와 발사각도를 맞추는 것도 있지만, 구장이나 구종이라는 외부요인을 고려해 구장 및 구종별 배럴 기준을 세부적으로 적용하면 더 정확한 지표를 산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DA DE져쓰’팀 역시 국내선수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롭게 ‘K-배럴’의 타구속도와 발사각도의 범위를 규정하고자 했다. 구장별로 장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타구의 타구속도와 발사각도의 사분위수를 계산해 1사분위(누적 백분율 25%)에서 3사분위(75%) 안에 드는 타구를 배럴 타구로 정의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를 통해 배럴 타구로 정의한 타구 전체의 평균타율 0.590, 평균 OPS 1.350의 나름 유의미한 데이터를 뽑아냈다.

‘FUN’이나 ‘DA DE져쓰’팀이 구장별 배럴 기준을 세분화해 타자의 성적 예측의 정확성을 높이는 데 활용한 것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나머지 참가팀들도 더 다양하고 세부적인 배럴 기준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스포츠투아이 노환종 마케팅실장은 “참가자들이 주어진 데이터의 단순 해석 차원을 넘어 여러 통계분석기법을 통해 선수의 미래성적 예측의 정확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앞으로 타순 배정, 연봉 계약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며 “앞으로도 스포츠투아이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스포츠데이터와 다양한 IT기술을 통해 한국야구의 새로운 기록 지표를 만들고, 많은 팬들이 즐길 수 있는 신선한 콘텐츠를 발굴하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우수상 수상팀 ‘FUN’과 ‘DA De져쓰’에 대한 시상은 지난달 16일 서울드래곤시티 백두홀에서 진행됐으며, 두 팀에는 각각 상금 300만 원씩이 수여됐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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