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최원준. 스포츠동아DB
최원준의 활약이 돋보였던 이유는 두산의 열악한 마운드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 두산은 지난해 프리에이전트(FA) 이용찬이 NC 다이노스로 떠난 데다 유희관과 이영하의 부진으로 마땅한 4~5선발투수를 찾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최원준이 많은 부담을 짊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음에도 제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다승, 투구이닝(158.1이닝), 탈삼진(113개) 모두 커리어 하이였다. 시즌 도중 2020도쿄올림픽 대표팀에도 발탁됐다.
올해는 풀타임 선발로서 3번째 시즌이다. 팀을 넘어 리그에서 손꼽히는 선발로 입지를 굳히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2017년 신인 1차지명을 받았지만, 팔꿈치와 갑상선 수술을 받고 2018년 7월 25일 처음 1군 무대에 서기까지 노력한 과정을 생각하면 상승의지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1억6000만 원이었던 연봉도 올해 2억 원 돌파가 유력하다. 그만큼 동기부여도 커졌다.
두산 최원준. 스포츠동아DB
최원준의 진정한 가치는 팀의 승리와 함께하는 선수라는 점이다. 지난해 그가 등판한 29경기에서 두산은 0.750(21승1무7패)의 높은 승률을 기록했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들 중 최고 기록이었다. 이 부문 2위 백정현(삼성 라이온즈)의 등판 시 팀 승률(0.654·17승1무9패)과도 차이가 제법 컸다.
최근 2년간 그의 선발등판 경기에서 팀이 거둔 성적은 32승2무13패(승률 0.711)에 달한다. 팬들에게 ‘승리요정’으로 불리는 이유다. 스스로도 이 기록에 자부심을 느낀다. 그는 “내가 등판한 경기에서 팀이 이기는 흐름이 계속됐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전하기도 했다.
선발투수의 역할에는 이미 익숙해졌다. 3번째 풀타임 시즌을 보내면 자연스럽게 평균치가 만들어진다. 리그 정상급 선발투수로 향하는 최원준의 올 시즌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