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명민 현대고 신임 감독. 사진제공 | 울산 현대
방송 해설로 주가를 높이던 현영민 위원(43)이 지도자로 변신했다. 최근 울산 현대 18세 이하(U-18) 유스팀인 현대고 지휘봉을 잡았다.
현 감독은 2002년 건국대 졸업 후 울산 소속으로 프로에 데뷔했고, 그 해 열린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신화에 힘을 보탰다. 울산에서 7시즌을 뛴 그는 2005년 주장으로서 K리그 우승에 기여했다.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 성남 일화(현 성남FC), 전남 드래곤즈 등을 거쳐 2017년 선수생활을 마무리했다.
은퇴 후 시작한 일이 방송 해설이다. 현 감독은 “처음엔 해설할 생각이 없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일을 시작했다”며 “현장을 계속 다니면서 많은 공부를 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승부에 대한 스트레스 없이 경기에 몰입할 수 있었던 점이 가장 좋았다고 했다. 그는 “해설은 누가 이기든 중계만 잘하면 되니까 스트레스가 적다. 또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소중했고, 행복했다”고 지난 4년을 돌아봤다.
지도자를 택한 이유에 대해 그는 “이제 준비가 됐다”며 먼저 자신감부터 보였다. 이어 “때마침 좋은 제안이 들어왔고, 고민을 하다가 처음부터 차근차근 해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특히 울산은 선수 시절인 20대를 보낸 곳이어서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명민 현대고 신임 감독. 사진제공 | 울산 현대
감독이 된 지 며칠 지나지 않았지만 하루하루가 즐겁다는 그는 “훈련 준비하고, 훈련하고, 그 다음엔 연습경기, 또 앞으로의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선수들을 알아가고 있다. 이렇게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게 너무 재미있다”며 웃었다.
그래도 감독은 선수 때와는 다르다. 챙길 게 많다. 책임감도 따른다. 그는 “선수 때는 훈련시간 30분 전 또는 1시간 전에 나와 내가 해야 될 것들을 준비하면 됐지만, 지도자는 아침부터 훈련 내용이나 발전 방향성 등 여러 가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스팀의 역할은 육성과 성장이다. 좋은 선수를 발굴하고 키워 프로로 넘겨주는 디딤돌 역할이다. 현 감독은 “어린 선수들의 길잡이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의 목표는 결국은 대학이 아닌 프로다. 그들이 가고자 하는 방향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특히 내가 가봤던 길이고, 그 길이 험난한 걸 알기에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선수들과 공유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유스에 대한 투자는 구단뿐 아니라 한국축구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한국축구의 뿌리를 튼튼하게 하고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바로 유스 시스템이다. 현 감독은 “선수의 기량뿐만 아니라 인성도 세심하게 신경 쓰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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