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아웃 세리머니’ 팀 분위기+관중 볼거리,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스토리 베이스볼]

입력 2022-05-09 16: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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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좋은 성적을 내는 팀의 선수들이 늘 이구동성으로 강조하는 것은 “팀 분위기”다. 팀 스포츠이면서 멘탈 스포츠인 야구는 분위기에 따라 성적이 요동치곤 한다. 좋은 흥은 살리고, 우울한 기분은 빨리 떨쳐내는 게 장기 레이스에선 무엇보다 중요하다.

누구보다 이를 잘 아는 선수들은 최근 덕아웃에서 너나 할 것 없이 흥을 살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과거 엄격하고 진지하기만 했던 덕아웃 분위기가 최근 들어 급변하고 있다. 화려한 세리머니를 앞세워 선수들 자신의 기분을 상승시키는 동시에 팬들에게도 여러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9일까지 파죽의 5연승을 내달린 KIA 타이거즈는 덕아웃에 항상 ‘호랑이 탈’을 준비해놓고 있다. 홈런을 치고 덕아웃으로 돌아온 타자는 즉시 호랑이 탈을 쓰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는다. 환희의 순간을 좀더 극적으로 즐기자는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호랑이 탈을 직접 구매해 덕아웃에 먼저 놓은 이는 조재영 작전주루코치다. 조 코치는 처음 준비했던 탈이 선수들이 착용하기에는 다소 작다고 해서 좀더 큰 탈을 구매해 덕아웃에 비치하기도 했다. 지도자까지 선수들의 분위기를 끌어올리기에 팔을 걷고 나서는 모습이다.

2022시즌을 앞두고 KIA와 6년 총액 150억 원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한 나성범은 이런 팀 분위기를 크게 반기고 있다. 평소 진중한 성격인 그도 동료들의 ‘인싸’ 기질에는 두 손을 들었다. 어느덧 호랑이 탈을 쓰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은 선수가 됐다.

나성범은 “처음에는 (세리머니를 하는 게) 너무 쑥스러웠다. 그런데 선수들 여러 명이 하는 걸 보니까 나도 자연적으로 따라하게 됐다. 이제는 안 하면 이상한 느낌이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활약을 해야 세리머니를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결국 많이 하면 할수록 좋은 거다. 우리 팀만의 문화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냥 평범하게 하이파이브만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분위기가 산다. 덕분에 홈런도 더 잘 나오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제공 | 키움 히어로즈


KIA 외에도 화려한 덕아웃 세리머니를 펼치는 팀은 또 있다. 원조 격이라고 할 수 있는 키움 히어로즈다. 키움은 시즌 초반 선수단이 직접 디자인에 참여한 왕관을 홈런타자가 쓰고 덕아웃을 돌아다녔다. 최근에는 우스꽝스러운 가발을 쓰고 축하를 받기도 한다.

이외에도 한화 이글스의 선글라스와 목걸이 등 각 팀의 덕아웃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아이템은 실로 다양하다. 팀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만 있다면, 선수들은 스스로 망가지기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 선수단과 팬들의 분위기를 모두 상승시키는 덕아웃 세리머니. KBO리그 덕아웃의 변화가 그 어느 때보다 반갑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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