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벌랜더.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큰 수술을 받은 뒤 1년을 통째로 쉰 39세의 투수라고는 믿기 어려운 성적이다. 저스틴 벌랜더(39,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3번째 사이영상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벌랜더는 23일(이하 한국시각)까지 시즌 8경기에서 51 2/3이닝을 던지며, 6승 1패와 평균자책점 1.22를 기록했다. 볼넷과 탈삼진은 각각 9개와 49개.
총 8경기 중 6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고, 이 가운데 3경기에서는 퀄리티 스타트+의 호투를 펼쳤다. 남은 2경기에서는 각각 5이닝 무실점, 5이닝 1실점.
즉 벌랜더는 이번 시즌에 나선 8경기 중 단 1경기에서도 부진을 보이지 않았다. 가장 좋지 않았던 경기의 성적이 6이닝 3실점 퀄리티 스타트다.
벌랜더는 현재 다승, 평균자책점 1위이자 이닝 공동 6위에 올라있다. BWAR에서는 투수 부문 2위, FWAR에서는 투수 부문 4위다.
놀라운 점은 포심 패스트볼의 구속이 전혀 줄지 않은 것. 벌랜더는 이번 시즌에 평균 94.7마일의 포심 패스트볼을 던졌다.
이는 개인 통산 2번째 사이영상을 받은 2019년의 94.7마일과 같은 수치다. 또 벌랜더는 100구가 넘은 상황에서도 97마일의 패스트볼을 던진다.
대개 젊은 시절 파이어볼러로 불린 선수들은 나이가 들어 구속이 하락한 뒤 투구 요령으로 던지는 것에 적응하지 못하며 몰락한다.
하지만 벌랜더는 아직 구속 하락 지점을 맞이하지 않았다. 이에 벌랜더가 40세 이후에도 충분히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란 예상도 많다.
물론 이번 시즌은 이제 막 중반에 접어들었고, 메이저리그는 팀 당 162경기의 대장정이다. 이에 아직 사이영상을 논하는 것이 이른 것은 맞다.
하지만 벌랜더가 선수 생활 내내 보여준 놀라운 체력을 감안한다면, 3번째 사이영상 수상을 충분히 예상해볼 수 있다.
벌랜더는 지난 2006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에 오른 뒤 2011년에는 최우수선수(MVP)와 사이영상을 독식했고, 2019년에 2번째 사이영상을 받았다.
이번에 사이영상을 수상하면 개인 통산 3번째. 수술 후 1년을 쉰 벌랜더가 39세의 나이에 사이영상을 수상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동아닷컴 조성운 기자 madduxl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