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우승 추억 되살린 피츠패트릭, US오픈 제패·우승상금 40억 잭팟

입력 2022-06-20 14: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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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13년 같은 코스에서 열렸던 US 아마추어 챔피언십 우승 기운을 되살리기 위해 같은 집을 빌려 지냈고, 심지어 같은 침대에서 잤다. 그리고 마침내 최고 권위의 US오픈 정상에 섰다.

맷 피츠패트릭(28·잉글랜드)이 ‘제122회 US오픈 골프대회’(총상금 1750만 달러·226억6000만 원)에서 패권을 차지하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첫 승을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장식했다.

20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브루클린의 더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3개를 묶어 2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합계 6언더파 274타를 기록하며 공동 2위 윌 잴러토리스, 스코티 셰플러(이상 미국·5언더파)를 1타 차로 따돌리고 리더보드 최상단을 점령했다. 우승 상금은 무려 315만 달러(40억7000만 원).

피츠패트릭은 DP 월드투어(옛 유러피언투어)에서 7승을 거둔 스타지만 PGA 투어에서는 이전까지 단 한번도 챔피언 트로피를 차지하지 못했다.
9년 전 더 컨트리클럽 회원인 윌 풀턴이라는 사람의 집에서 묵으며 US 아마추어 챔피언십정상에 올랐던 피츠패트릭은 당시 추억을 되살리기 위해 이번에도 같은 집을 빌렸고, 똑같은 침대에서 자는 등 필드 밖에서도 남다른 정성을 쏟은 끝에 달콤한 열매를 따냈다. 그는 두 개 대회 타이틀을 모두 획득한 최초의 ‘비(非) 미국인’이라는 진기록도 썼다.

잴러토리스와 공동 선두로 4라운드를 맞은 피츠패트릭은 마지막 18번(파4) 홀에서도 우승자를 쉽게 가늠할 수 없는 진땀 승부를 펼쳤다.

전반 9개 홀까지 1타 앞섰던 피츠패트릭은 10번(파4)~11번(파3) 홀에서 연속 보기를 적어내고, 11번 홀에서 잴러토리스가 버디를 잡으면서 2타 차로 뒤지기도 했다. 하지만 2021년 PGA 신인왕 출신 잴러토리스는 첫 우승에 대한 부담감 탓인지 12번(파4) 홀에서 1타를 잃었고, 피츠패트릭이 13번(파4) 홀에서 15m 먼 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다시 균형을 맞췄다.
승부처는 15번(파4) 홀이었다. 잴러토리스가 재차 보기를 적어낸 가운데 피츠패트릭은 6m 버디 퍼트를 홀컵에 떨구고 단숨에 2타 차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이후 잴러토리스와 셰플러가 각각 1타씩 줄이며 따라붙었지만 이미 대세는 기운 뒤였다. 피츠패트릭은 18번 홀에서 티샷이 페어웨이 벙커에 빠져 연장으로 갈 위기를 맞았지만 멋지게 파 세이브에 성공하며 마침내 우승을 확정했다. 지난해 마스터스, 올해 PGA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던 잴러토리스는 세 번째 메이저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고, 세계랭킹 1위이자 4월 마스터스 정상에 올랐던 셰플러 역시 1타가 부족했다.

피츠패트릭은 우승이 확정되자 먼저 울음을 터뜨린 베테랑 캐디 빌리 포스터를 격려한 뒤 현장을 찾은 어머니, 9년 전 대회에서 자신의 캐디백을 맸던 남동생의 축하를 받고서야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US오픈 정상에 서 꿈만 같다”는 피츠패트릭은 이번 우승으로 세계랭킹이 10위로 8계단 상승해 개인 첫 톱10에 진입하는 기쁨도 누렸다.

일본의 마쓰야마 히데키가 3언더파 4위에 자리했고,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콜린 모리카와(미국)가 2언더파 공동 5위에 랭크됐다. ‘디펜딩 챔피언’ 욘 람(스페인)은 1오버파 공동 12위에 그쳤다.
한국 김주형(20)은 3오버파 23위, 이경훈(31)은 7오버파 공동 37위를 마크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후원을 받는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로 ‘이적’한 선수 중에서는 더스틴 존슨(미국)이 4오버파 공동 24위로 최고 성적을 냈다. 한편 이달 30일부터 열리는 LIV 골프 2차 대회에 브라이슨 디섐보, 패트릭 리드(이상 미국)가 가세하기로 한 가운데 아브라함 안세르(멕시코)도 추가 합류 의사를 밝혀 PGA 투어 멤버들의 이탈이 더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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