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동아DB
올 시즌 초반 KBO리그를 강타한 키워드는 ‘투고타저’였다. 지난해 10월 KBO가 스트라이크존 판정 평가기준을 개선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큰 변화를 마주해야 했고, 올 시즌 4월 리그 OPS(출루율+장타율)는 0.658로 역대 최저치였던 1993년의 0.668보다도 꽤 낮았다. 그뿐 아니라 월간 리그 타율(0.243)과 경기당 홈런(1.04개)까지 급감해 흥미가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5월 들어 양상이 또 달라졌다. 타격지표가 상승한 반면 투수지표는 하락했다. 4월 3.41이었던 리그 평균자책점(ERA)이 5월 들어 4.29로 치솟았다. OPS(0.729)와 타율(0.263), 경기당 홈런(1.61개)도 큰 폭으로 솟구쳤다. 0.729의 OPS는 스트라이크존 개선안을 발표하기 전인 2021시즌 전체의 수치와 같다.
또 4월 경기당 6.41개였던 볼넷이 5월 7.01개로 늘었고, 삼진은 14.85개에서 14.5개로 감소했다. 타자들이 새로운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당시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이글스 감독도 “타자들의 적응이 지표 변화의 요인 중 하나라고 본다. 시즌 초에도 타자들에게 적응기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5월부터 달라진 흐름은 6월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6월 리그 ERA는 4.13이었고, 타율(0.260)과 OPS(0.714) 또한 4월보다는 5월의 기록에 훨씬 가까웠다. 경기당 홈런(1.53개)과 볼넷(7.02개) 수치도 마찬가지였다.
투고타저 흐름은 옅어졌고, 그만큼 경기시간이 길어졌다. 최하위(10위) 한화는 6월에만 4시간 넘는 경기를 4차례나 치렀다. 4월에는 KT 위즈, KIA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등 3팀은 단 한 차례도 4시간 이상의 경기를 치르지 않았지만, 6월에는 10개 구단 모두 최소 한 차례씩 4시간 이상의 경기를 경험했다. 그러다 보니 선수들의 체력소모 또한 커졌다. 4월까지 3.42였던 리그 불펜 ERA가 5월 이후 4.38로 크게 치솟은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6월까지 리그 OPS(0.701)는 예년과 비교해 높은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이보다 OPS가 낮았던 시즌이 11시즌에 달한다. 남은 시즌을 더 지켜봐야겠지만, 스트라이크존의 변화를 통해 ‘타고투저’의 흐름을 억제하기가 쉽지 않아졌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개인 최다인 53개의 아치를 그렸던 2015시즌보다 빠른 홈런 페이스를 보이고 있는 박병호(KT), 유일한 약점으로 꼽혔던 파워까지 보완해 ‘완전체’로 거듭난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의 약진 또한 이런 의견을 뒷받침한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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