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트라우마 떠올릴 때 희망 떠올렸다…울산, 이청용 있으매 [현장리뷰]

입력 2022-09-1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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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뺤닔

17년 만의 통산 3번째 리그 정상을 노리는 K리그1(1부) 울산 현대의 최근 흐름이 심상치 않았다. 5경기에서 1승(2무2패) 밖에 챙기지 못했다. 시즌 초부터 꾸준히 선두를 달린 울산이 허둥거린 틈에 2위 전북 현대가 빠르게 따라왔다. 승점 10점차로 벌어진 두 팀의 거리가 일주일 새 5점으로 줄었다.
울산에게 18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수원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2’ 33라운드 홈경기는 여러 모로 부담스러웠다. 전북의 추격도 걱정스러운데 수원FC가 파이널 라운드 그룹A(1~6위)에 오르려면 승점 확보가 필요해서다.
수년 간 전북에 앞서다 시즌 막바지만 되면 하향곡선을 그려 거짓말처럼 역전 우승을 허용한 최악의 시나리오가 다시 등장했다. 이른 바, 울산의 ‘준우승 트라우마’다. 하지만 홍명보 울산 감독의 ‘키 맨’으로 자리매김한 베테랑 이청용(34)은 이를 거부한다.
이청용은 전북과 5점차로 줄어든 14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32라운드 원정경기(0-0무)를 경고누적으로 결장했다. 좋은 날이나 궂은 날이나 후배를 지켰고 “징크스는 없다. 과거일 뿐”이라고 외친 그이기에 거듭된 악몽은 스스로 용납할 수 없었다.
자칫 완전히 추락할 수 있었던 중요한 승부에서 이청용이 진가를 발휘했다. 오른쪽 윙어로 출격한 그가 쉴 새 없이 측면과 중원을 파고들자 수원FC는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특유의 날카로운 공간 활용과 양질의 볼 배급으로 울산의 공세를 리드한 이청용은 전반 10분 레오나르도의 페널티킥 골로 앞선 후반 21분 해결사로 나서 쐐기를 박았다.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수원FC 골키퍼 박배종이 펀칭한 볼을 논스톱 발리슛으로 골네트를 흔들었다. 7월 30일 강원FC전에 이은 시즌 2호골(2도움). 이청용은 “리그 우승은 팀도 내게도 큰 의미가 있다. 마지막 기회란 생각이다. 기대감을 주는 파이널 라운드를 치르겠다. 자신감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청용의 완벽한 퍼포먼스로 2-0 완승한 울산은 한 숨 돌렸다. 전북이 수원 삼성과 원정경기에서 3-2로 이겨 17승10무6패(승점 61)가 됐지만 울산(19승9무5패·승점 66)은 ‘격차 유지’라는 최소한의 목표를 이뤘다.

울산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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