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초반 도로공사의 힘은 든든한 ‘수비’, 미완의 ‘투세터’&외인 카타리나는 과제

사진출처 |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배구단 SNS

한국도로공사가 든든한 수비를 바탕으로 시즌 첫 연승에 성공했다. 그러나 미완의 ‘투세터’ 체제와 외국인선수 적응 문제는 여전히 과제다.


2022~2023시즌 개막에 앞서 도로공사를 향한 기대치는 지난 시즌보다는 낮아졌다. ‘1강’ 현대건설의 유일한 대항마로 자리 잡았음에도 선수단 변화가 컸던 데다, 세대교체란 과제까지 안았기 때문이다. 세터 이고은이 페퍼저축은행으로 FA(자유계약선수) 이적했고, 외국인선수 켈시 페인 역시 팀을 떠났다. 백업 라인업에도 변화가 상당히 컸다. 불혹의 미들블로커(센터) 정대영의 다음 세대까지 고민스럽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봄배구’를 하겠다는 의지로 가득했다.


시작은 그리 좋지 않았다. 초반 3경기에서 1승2패로 불안했다. 다행히 9일 김천체육관에서 벌어진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홈경기에서 페퍼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3-0으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3승2패, 승점 8을 쌓아 다시 정상궤도에 올랐다.

도로공사를 지탱하는 것은 막강한 수비다. 그 중심에는 V리그 최고의 리베로 임명옥이 있다. 페퍼저축은행전에서도 리시브 효율 85.71%를 마크했고, 디그 성공률은 무려 100%였다. 36세로 선수로선 황혼기에 접어들 나이지만, 여전히 정상급 실력을 뽐내고 있다. 3시즌 연속으로 디그, 리시브 등 수비 부문 기록에서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V리그 여자부 베스트7 리베로 부문의 주인은 줄곧 임명옥이었다. 임명옥을 빼면 팀에 수비전문선수가 없음에도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걱정이 없다.

도로공사 임명옥. 사진제공 | KOVO

다만 세터진의 안정감은 더 손봐야 한다. 2021~2022시즌 도로공사는 ‘투세터’ 체제로 재미를 봤지만, 이고은은 페퍼저축은행으로 떠났다. 지난 시즌 신인상을 수상한 이윤정과 프로 3년차 안예림으로 세터진을 꾸렸다. 눈에 띄게 성장한 안예림이 개막전 깜짝 스티팅으로 낙점됐지만, 심리적 부담을 떨치지 못했다. 페퍼저축은행전 도중에는 선발로 나선 이윤정이 흔들렸다. 안정적 레이스를 위해서는 이윤정은 안정감을 되찾아야 하고, 안예림은 부담감을 씻어내야 한다.


외국인선수 카타리나 요비치의 컨디션도 중요하다. 페퍼저축은행을 상대로 팀 내 최고인 19점을 올렸고, 고비였던 2세트에서 해결사 역할을 했다. 그러나 여전히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고, 리그 적응도 더 필요하다. 개막 이전 부친의 사망으로 팀을 잠시 이탈한 데다 경미한 부상까지 겹쳐 동료들과 호흡을 다질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아직 부족해 보인다. 적응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 지금이 최대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 파워풀한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며 분발을 요구했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