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악마, 월드컵 거리응원 재추진으로 ‘이태원 블루’ 씻어낸다…짧은 준비기간은 걱정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 거리응원. 스포츠동아DB

2022카타르월드컵 거리응원이 재추진된다.

축구국가대표팀 서포터스 ‘붉은악마’는 19일 대한축구협회(KFA)를 통해 “내부논의 끝에 카타르월드컵 거리응원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17일 서울시에 광장 사용허가 신청을 한 뒤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광화문광장자문단의 심의를 거쳐 승인된다면 우루과이(24일)~가나(28일)~포르투갈(12월 3일)과 조별리그(H조) 3경기에 대한 거리응원이 진행될 전망이다.

당초 이번 대회에선 거리응원이 이뤄지지 않을 예정이었다. 지난달 29일 서울 이태원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KFA는 4일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거리응원을 하는 것이 국민정서에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는 설명과 함께 거리응원 취소를 알렸다.

이런 전후사정 때문에 붉은악마 측은 이번 거리응원에 위로와 추모의 의미를 담을 예정이다. 붉은악마 측은 “우리만의 방식으로 진정한 위로와 추모를 하는 것이 더 옳은 길이라고 생각을 바꿨다”며 “무엇이 더 올바른 방향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다”고 강조했다.

사고 이후 한 달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슬픔은 여전하다. 국가애도기간 중 주요 프로스포츠 경기의 응원은 최소화됐고, TV 예능프로그램과 드라마 등도 결방됐다. 이로 인해 전 국민적 우울감이 확산될 것이란 우려도 일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거리응원을 통해 ‘월드컵을 함께 즐기며 희생자를 추모하는 동시에 슬픔을 함께 극복하자’는 취지는 환영할 만하다. 다만 과거에 비해 짧아진 준비기간은 걱정스럽다. 붉은악마 측은 “안전하고 성공적 거리응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물리적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2002한·일월드컵부터 5차례 거리응원을 성공적으로 치렀으나, 안전관리에 신경써야 할 부분이 더욱 많아졌다. 더욱이 이번에는 붉은악마 차원의 자발적 행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관계기관과 긴밀한 소통은 물론 현장을 찾는 팬들의 협조도 필수적이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