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권수.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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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권수(29·롯데 자이언츠)는 KBO리그 입단 첫해인 2020년부터 독특한 이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재일교포 3세로 초등학교 시절 야구와 수영을 병행했을 정도로 운동능력이 뛰어났다. 대학교(일본 와세다대) 졸업 이후에도 독립리그 구단에서 뛰며 커리어를 이어가기 위해 노력했다.

그 열정을 높이 산 두산 베어스는 2020시즌 KBO 신인드래프트 10라운드(전체 99순위)에 그를 지명했다. 안권수는 올해까지 3시즌 동안 231경기(타율 0.286·27타점·출루율 0.350)에 출전하며 두산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확실한 주전은 아니었지만 정확한 타격과 디테일을 앞세워 팀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올 시즌을 끝으로 두산과 함께할 수 없게 됐다. 병역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재일교포 병역법에 따라 2023시즌까지만 뛸 수 있고, 그 이후에도 KBO리그에서 커리어를 이어가려면 현역으로 입대해야 한다. 두산은 애초부터 이 사실을 인지하고 안권수를 지명했고, 올해는 유사사례까지 찾아보며 안권수의 거취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결국 시즌이 끝난 뒤 결단을 내렸다. 두산은 안권수를 보류선수명단에서 제외했다. 커리어를 이어갈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기로 한 것이다. 안권수도 이를 받아들였다.

그의 방출 소식이 전해지기 무섭게 롯데가 손을 내밀었다. 야수진의 뎁스 강화가 필요했고,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안권수는 그 자리를 채울 수 있는 카드였다. 내년까지 최대 1년만 활용할 수 있다는 리스크를 안고도 안권수를 선택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안권수는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방출 기사가 나오자마자 바로 롯데 (성민규) 단장님이 연락을 주셨다. 그저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2023년은 안권수가 KBO리그에서 보내는 마지막 시즌이다. 그러다 보니 새롭게 찾아온 기회가 더 없이 소중하다. 그만큼 의지도 강하다. 안권수는 “열심히 해야 한다. 롯데는 충분히 우승할 수 있는 멤버들을 보유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뛸 수 있는 1년 동안 롯데의 승리를 위해, 경기에 나가든 안 나가든 상관없이 모든 것을 바쳐 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