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르잔 조코비치(왼쪽에서 두 번째)가 러시아 전쟁을 응원하는 Z가 새겨진 셔츠를 입고 러시아 국기를 든 남성과 사진을 찍고 있다. 유튜브 캡처.
호주 오픈 10번째 우승을 향해 순항 중인 노바크 조코비치(세계5위·세르비아)에게 경기 외적인 악재가 돌출했다.
아버지 스르잔 조코비치가 이번 대회에서 금지된 러시아 국기를 흔드는 친 러시아 팬과 사진을 찍고 ‘러시아 국민 만세’라고 응원하는 모습이 촬영돼 논란이 빚어진 것이다.
26일 호주 일간 시드니 모닝 헤럴드,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스르잔 씨는 전날 밤 호주 멜버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단식 준준결승에서 조코비치가 안드레이 루블료프(6위·러시아)를 3-0(6-1 6-2 6-4)으로 꺾은 후 경기장 밖에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들과 만나 잠시 어울렸다.

조코비치의 아버지 스르잔 조코비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그는 러시아군 응원하는 의미인 ‘Z’(Za pobedu·승리를 위하여)가 새겨진 셔츠를 입고 푸틴 대통령의 얼굴이 새겨진 러시아 국기를 흔들던 남성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빅토리아 경찰이 그를 포함해 로드 레이버 아레나 경기장 계단에서 친러시아, 친푸틴 구호를 외친 남성 4명을 보안 규정 위반 혐의로 멜버른 파크(호주 오픈 개최 장소)에서 쫓아내기 전에 일어난 일이다.
한 호주인이 촬영해 유튜브에 올린 영상을 보면, 스르잔 씨는 경기장을 떠나기 전 세르비아어로 ‘zivjeli Russiyani’(러시아 국민 만세)라고 외친 것으로 여겨진다.
이번 호주 오픈 대회장에선 러시아와 벨라루스 국기를 펼칠 수 없다. 대회 첫날 여자 단식 1회전 카밀라 라키모바(110위·러시아)와 카테리나 코즐로바(95위·우크라이나) 경기가 열린 14번 코트에 러시아 국기가 내걸린 데 따른 조치다. 주호주 우크라이나 대사 바실 미로스니첸코가 대회 조직위원회에 이를 항의했고, 호주 테니스협회가 수용했다.
갑자기 불거진 아버지의 친 러시아 행보 논란이 조코비치의 경기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조코비치는 27일 미국의 토미 폴(35위)과 격돌한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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