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트레이 터너(30)는 지난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미국 팀의 최고 스타였다. 9번 타순에서 장타를 펑펑 터뜨리며 결승행을 이끌었다. 비록 준우승에 그쳤지만 그는 5개의 홈런으로 이승엽과 함께 WBC 단일 대회 최다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팬들은 들떴다. 터너가 지난 오프시즌에 11년 3억 달러(약 3972억 원·연봉 361억 원) 규모의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팀에 합류했기 때문.
하지만 기대는 곧 실망으로 바뀌었다. 시즌 개막 두 달이 됐지만 새 주전 유격수의 방망이가 WBC 때와 달리 차갑게 식었기 때문.
타율 0.251, 4홈런, 11타점의 시즌 기록을 안고 25일(한국시각)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안방경기에 선발 출전한 터너는 처음 네 타석을 무기력하게 물러났다. 하지만 9회 말 필리스 입단 후 가장 인상적인 타격을 했다. 2점 홈런을 터뜨려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간 것. 그의 동점포 덕에 기사회생한 필리스는 연장 10회 1점을 더 내 6-5로 승리했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터너는 경기 후 언론 인터뷰에서 7회 말 원바운드 된 바깥쪽 슬라이더에 속아 헛스윙 삼진을 당했을 때 홈 팬들로부터 엄청난 야유를 받은 상황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이에 터너는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가 자신을 엄하게 키웠다면서 어머니는 ‘야구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것에 대비해 나를 준비시켰다’고 답했다. 그는 심지어 어머니의 야유를 듣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어머니가 문자로 ‘네 번째 타석만 빼고 좋은 경기였다’고 말씀하셨다. 제가 \'네, 좋은 경기는 아니었어요\'라고 했더니 어머니가 \'나도 내게 야유를 보냈다\'고 하시더라.”
슬럼프에 빠졌다가 ‘큰 거’ 한 방으로 감을 잡아 다시 살아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터너의 홈런은 변곡점이 아닌 뜬금포로 봐야 할 것 같다. 다음날(26일)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전에서 5타수 무안타로 다시 침묵했기 때문. 시즌 타율은 0.244로 더욱 낮아졌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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