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수 넘어 3연승’ 반전의 장원준, 대망의 2000이닝까지도 카운트다운

두산 장원준. 스포츠동아DB

막힌 혈이 제대로 뚫렸다.

두산 베어스 베테랑 좌완투수 장원준(38)은 지독한 아홉수를 올해 힘겹게 벗어났다. 지난시즌까지 개인통산 129승을 기록 중이던 그는 지난달 23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5이닝 4실점)에서 승리투수가 되면서 130승 고지를 밟았다. 2018년 5월 5일 LG 트윈스전(6이닝 무실점) 이후 무려 5년여 만이었다.
불굴의 의지로 130승을 달성하자 그렇게 안 따르던 승운도 붙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막힌 혈이 뚫린 분위기다.

장원준은 현재 대체 선발로 로테이션을 돌고 있는데, 올 시즌 3차례 선발등판에서 모두 승리를 따냈다. 3연승이다. 13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선 6이닝 무실점 호투로 1865일 만에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까지 작성했다.

단숨에 3승을 추가한 장원준은 개인통산 승수를 ‘132’까지 늘렸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140승을 목표로 또 다른 아홉수 정복에도 나설 수 있다.

반등에 성공한 장원준은 또 하나의 대기록에도 도전한다. 이번에는 승수가 아닌 ‘투구이닝’이다. 대망의 2000이닝 고지를 올 시즌 안에 정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제공 | 두산 베어스

2004년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프로생활을 시작한 장원준은 올해까지 꾸준히 선발투수로 커리어를 쌓아왔다. 특히 이닝소화력에 있어선 꾸준함을 자랑했다. 현재 개인통산 1975.1이닝을 소화한 상태다.

역대 KBO리그 선수들 가운데 2000이닝 고지를 밟은 투수는 7명뿐이다. 송진우, 정민철, 양현종, 이강철, 김원형, 배영수, 한용덕이다. 현역선수들 가운에선 KIA 타이거즈 양현종만이 2223.2이닝으로 계속해서 기록을 누적해가고 있다. 장원준은 24.2이닝만 더 던지면 2000이닝을 채우는데, 지금처럼 선발로테이션을 꾸준히 돈다면 전반기 내로 달성도 가능하다.

꾸준함의 대명사로 오랫동안 KBO리그의 터줏대감 역할을 했던 장원준이다. 막힌 혈을 뚫으면서 자신의 진가를 다시 발휘하고 있다. 베테랑 좌완의 부활에 두산 또한 중위권 싸움에서 무너지지 않는 힘을 보여주고 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