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김민재(왼쪽)·황희찬. 스포츠동아DB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독일)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1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북아프리카의 강호 튀니지와 친선경기를 벌인다. 9일부터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소집훈련을 시작한 대표팀은 그간의 부진을 튀니지~베트남(17일·수원월드컵경기장)으로 이어지는 10월 A매치 2연전에서 씻어내겠다는 의지다.
내년 초 카타르에서 개최될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 2026북중미월드컵을 겨냥해 3월 출항한 ‘클린스만호’는 6경기에서 1승3무2패에 그치고 있다. 지난달 영국 뉴캐슬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에서 간신히 1-0 승리를 신고했다.
2022카타르월드컵 당시 주도하는 축구로 16강에 오른 ‘벤투호’와 비교되는 경기력과 클린스만 감독의 잦은 외유로 비난 여론이 비등한 상황이라, 대표팀의 최전방과 후방을 지킬 황희찬과 김민재의 영웅적 활약이 절실하다.
월드컵 고정 게스트는 아니지만, ‘카르타고의 독수리’라는 애칭으로 알려진 튀니지와 90분은 아시안컵 본선에서 경쟁할 중동국가를 겨냥한 스파링 무대로 볼 수 있는데, 만만치 않은 상대다. 튀니지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29위로 한국(26위)과 차이가 없고, 상대전적에선 오히려 1승1무로 앞서있다. 카타르월드컵에서도 훌륭했다.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으나,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를 1-0으로 꺾는 등 조별리그에서 1승1무1패로 선전했다.
클린스만 감독에게는 전화위복의 기회다. 화끈한 내용, 시원한 결과를 보이면 비판 일색인 여론을 조금이나마 긍정적으로 돌릴 수 있다. 취임 당시의 약속대로 ‘뜨거운 화력’이 필요하고, 황희찬이 앞장선다.
감각은 절정이다. 8라운드까지 마친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5골로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등과 함께 득점 공동 4위다. 상대도 리버풀, 맨체스터시티, 애스턴빌라 등 강력했다. 게리 오닐 울버햄턴 감독이 “역할을 잘 이해하고 영리하다”고 극찬하고,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시티 감독이 “울버햄턴에는 실력 좋은 ‘코리안가이(황희찬)가 있다”고 콕 찍은 배경이다.
EPL의 기운을 대표팀으로 가져올 시점이다. 지난해 12월 포르투갈과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2-1 한국 승) 역전 결승골 이후 침묵 중인 황희찬은 “골, 어시스트 등 도움이 되는 플레이를 하겠다. 몸 관리도 신경 쓰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님과 4번째 소집인데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물론 공·수의 균형은 필수다. 단단한 뒷문이 뒷받침돼야 한다. 세계적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도 잘 정착한 ‘코리안 몬스터’ 김민재가 중심이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도 변함없는 입지를 과시한 김민재는 최근 김영권(33), 정승현(29·이상 울산 현대) 등 대표팀 중앙수비 파트너들의 페이스가 좋지 않고 3선마저 안정감을 주지 못해 어깨가 훨씬 더 무거워졌다. 거의 매 경기 실점하는 대표팀의 수비 불안을 김민재가 나서서 해소해야 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