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손아섭(왼쪽), 박건우. 스포츠동아DB
결과적으로 NC의 판단은 맞았다. 손아섭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140경기에서 타격(타율 0.339)과 최다안타(187개)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박건우도 130경기에서 타율 0.319, 12홈런, 85타점으로 타선에 큰 힘을 보탰다. 리드오프(손아섭)와 중심타자(박건우)로서 보여준 시너지가 엄청났다. NC가 정규시즌 4위(75승2무67패)로 포스트시즌(PS)에 오르는 데 둘의 기여도가 매우 높았다.
지난 시즌 준수한 성적을 내고도 가을야구에 참가하지 못했던 아쉬움도 말끔히 씻었다. 여기까지는 기량 측면에서 얻은 효과다.
NC가 얻은 진짜 효과는 두 베테랑이 보여주는 무형의 가치, 돈으로도 살 수 없는 리더십이다. 특히 손아섭은 주장으로서 후배들이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고 있다. PS 무대에선 매 경기에 앞서 선수들을 불러 모아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손아섭은 “좋은 말들, 경기력에 도움이 되는 조언들을 혼자 알고 있는 것보다 후배들과 공유하는 게 좋은 것 같다”며 “받아들이는 것은 각자의 몫이지만, 내가 아는 한 경기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은 아낌없이 공유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박건우도 다르지 않다. 7월 초 팀플레이에서 벗어나는 행동으로 2군행을 통보받기도 했지만, 이후 완전히 달라졌다. 매 경기 승리라는 목표 하나만 바라보고 달렸다. 그 모습에 강인권 NC 감독도 다시 마음을 열었다. 2군행 파문으로 이기적인 모습이 부각된 측면이 있지만, 실제로는 투수 최성영이 타구에 맞아 안와골절상을 당했을 때 안타까운 마음에 눈물을 글썽이는 등 후배들을 살뜰히 챙기는 속 깊은 선배다. 이번 가을에는 큰 경기에 약하다는 이미지까지 씻어낸 덕분에 웃는 날이 늘었다. 박건우는 “예전에는 막내였고, 지금은 고참이다 보니 더 책임감을 갖고 임한다”고 말했다.
창원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