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와 정관장 경기에서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이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장충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물러설 곳이 없다는 결연한 의지가 GS칼텍스 라인업에서도 드러났다. 아시아쿼터로 영입한 태국 출신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다린을 선발로 투입했다. 세터 아이리스 톨레나다(필리핀)를 대체한 다린은 20일 입국한 뒤 하루 만에 V리그 코트를 밟았다. 반가운 얼굴은 또 있었다. 어깨 수술로 시즌 내 복귀가 어려워 보였던 주축 세터 안혜진이 동료들과 함께 했다.
그만큼 이날 경기는 중요했다. 챔피언 결정전 직행을 위한 선두경쟁은 1위 흥국생명(24승6패)과 2위 현대건설(22승7패·이상 승점 67)의 2파전으로 사실상 정리된 가운데, 3위 다툼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하지만 GS칼텍스의 바람은 통하지 않았다. 고희진 감독이 이끄는 정관장이 외국인 공격 콤비 메가(21점·공격성공률 56.25%)와 지아(15점·36.59%), 주장 이소영(9점·44.44%) 등의 활약을 묶어 세트스코어 3-0(25-21 25-23 25-23) 완승을 거뒀다. 3연승을 거둔 정관장은 16승14패, 승점 50으로 3위 자리를 굳게 지킨 반면 4연패에 빠진 4위 GS칼텍스는 승점 45(16승14패)에서 제자리걸음을 했다.
2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와 정관장 경기에서 정관장 지아가 GS칼텍스의 블로킹 사이로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장충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1세트부터 정관장이 힘을 냈다. 지아가 5점, 박은진과 정호영이 4점씩 뽑아낸 덕분에 비교적 수월하게 기선을 제압했다. 2세트는 치열했다. 정관장이 23-19로 꽤 앞섰으나, GS칼텍스가 실바의 후위공격과 상대 범실을 묶어 순식간에 1점차로 추격했다. 그러나 정관장의 집중력이 뛰어났다. 메가가 연속 후위공격으로 25-23을 만들었다.
승패를 가르는 운명의 갈림길, 3세트를 앞두고 양 팀에 활발한 팀 토크가 이어졌다. 코칭스태프가 아닌 선수들만의 대화였다. 1점차 랠리가 세트 막판까지 펼쳐졌다. 승부의 추가 확실히 기울기 시작한 시점은 22-22에서였다. 메가와 지아가 연속 오픈공격을 성공시키며 정관장의 승리를 이끌었다.
장충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