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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유강남·노진혁·한현희(왼쪽부터).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는 10일부터 15일까지 1군 엔트리에서 총 10명을 말소했다. 이 기간 10개 구단 중 최다 인원이다. 다른 구단들은 대부분 부상 등에 따라 5명 안팎만 교체했는데, 롯데는 사정이 달랐다. 10명 중 부상자는 전무하다. 대부분 경기력이 미흡했거나 잦은 실수를 범한 끝에 2군으로 내려갔다. 일주일이 채 되지 않는 단기간에 1군 엔트리에서 3분의 1에 해당하는 인원을 갈아엎었으니 사실상 쇄신에 가깝다.
10명 중 주축선수가 상당수라 큰 충격을 주고 있다. FA도 3명이나 포함됐다. 2023시즌을 앞두고 나란히 롯데 유니폼을 입은 노진혁(35·4년 50억 원), 유강남(32·4년 80억 원), 한현희(31·3+1년 40억 원)다. 롯데는 10, 11일 한현희, 노진혁을 잇달아 말소한 뒤 15일 유강남마저 제외하기에 이르렀다.
지난해 타격 부진으로 올 시즌 활약을 별렀던 노진혁(14경기·0.176), 유강남(17경기·0.122)은 팀 내 타율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지난해 팀 내 최다 12패(6승)를 떠안았던 한현희는 9일 사직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아웃카운트 1개를 잡는 동안 3안타 1볼넷으로 3점을 내주고 이튿날 1군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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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전준우(왼쪽)·정훈. 스포츠동아DB
여기에 내부 FA 정훈(2022년·3년 18억 원)과 전준우(2024년·4년 47억 원) 역시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이들 2명은 올 시즌 윤동희, 빅터 레이예스와 함께 팀 내 규정타석을 채우고 있는 4명 안에 들 정도로 김태형 롯데 감독이 주축으로 생각하는 선수들이다. 전준우는 4번, 정훈은 여러 타순 중 2번을 가장 많이 맡았다. 이들 모두 주요 타순에 자주 들어서지만, 승리확률을 높이는 타격은 좀처럼 해내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WPA(승리확률기여합산·스포츠투아이 기준) 부문에서 정훈(-0.46)과 전준우(-0.80) 모두 음수를 기록 중이다.
롯데가 투자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모양새다. KBO 공식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롯데는 올 시즌 1승에 지불하는 돈이 20억100만 원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많다. 몸값이 비싼 선수들은 많지만, 성적은 시즌 초반부터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즉, 연봉효율이 몹시 저조하다.
모기업은 2022년 10월 유상증자를 통해 구단에 190억 원에 이르는 큰 돈을 지원하고 나섰다. 여기에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역사를 쓴 명장을 새 사령탑으로 앉혔지만, 희소식은 좀처럼 들리지 않는 형국이다. 받은 투자는 많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김 감독이 쓸 카드는 없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주축이 돼야 할 FA들이 제 몫을 해주지 못하는 영향이 크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