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홈 응원석 폐쇄에도 저력 발휘한 인천…시즌 첫 무실점에 실패한 이정효의 분노

입력 2024-05-26 14: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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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FC 이정효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늘 뜨거운 열기를 발산해온 홈 응원석은 텅 비어있었고, 그 맞은편 원정팬들이 분위기를 주도했다. 분산된 홈팬들이 큰 함성과 야유를 쏟아냈으나 어수선함과 허전함이 가득했다.

인천 유나이티드와 광주FC가 25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맞붙은 ‘하나은행 K리그1 2024’ 14라운드는 인천이 ‘물병 투척’ 사건에 따른 응원석 폐쇄 징계를 받은 뒤 첫 홈경기였다. 0-1로 끌려가던 인천은 후반 종료 직전 무고사의 페널티킥 동점골로 극적 무승부에 성공했다. 4승6무4패, 승점 18로 상위권 진입은 이루지 못했으나, ‘다 잡은’ 승리를 놓쳐 5승1무8패, 승점 16에 머문 광주에 비하면 덜 아팠다.

인천은 11일 FC서울과 12라운드 홈경기 직후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로 큰 홍역을 치렀다. 승리한 서울 골키퍼 백종범이 포효한 것에 분노한 인천 서포터스가 물병 105개를 그라운드로 던졌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가 홈 5경기 응원석 폐쇄와 제재금 2000만 원의 징계를 내린 가운데 인천은 물병 투척을 자진신고한 124명에게 무기한 출입정지를 결정했다.

큰 변수였다. 육성 응원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조성환 인천 감독은 “무관중이 아니란 점에 위안을 삼겠다”며 애써 미소를 지으면서도 “사건사고가 있으면 분위기가 침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역시나 사라진 홈어드밴티지의 영향은 분명했다. 공격적 컬러의 광주가 지배했다. 투톱 엄지성-이건희의 움직임은 날카로웠고, 적극적 공간 활용으로 주도권을 잡았다. 결국 후반 1분 결실을 맺었다. 엄지성이 문전으로 전개한 볼을 중앙미드필더 최경록이 헤더 선제골로 연결했다. 그래도 인천은 물러서지 않았다. 뒤늦게 시동을 걸었고, 핸드볼 파울을 유도하며 광주에 찬물을 끼얹었다.

시즌 첫 무실점 경기가 날아가자 이정효 광주 감독의 분노는 엉뚱한 곳으로 향했다. 공식 기자회견에서 “할 말 없다”, “보지 않았냐?” 등의 단답형 발언만 반복했고, 급기야 한 기자에게는 “지금 싸우자는 거냐”며 언성을 높였다. K리그 규정상 ‘불성실한 인터뷰’에 대한 처벌 조항은 없으나 “내가 봤을 땐 무실점을 했다”는 이 감독의 발언이 ‘판정 불만’으로 판단될 경우 징계가 가능하다. 다만 이 감독은 “(무실점은) 내 기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인천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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