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김두현 감독은 비정상의 빠른 정상화를 원한다.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 현대는 역대 최악의 위기에 처했다. ‘하나은행 K리그1 2024’에서 최하위권에 내려앉은 상태다. 이대로면 K리그2 강등이 불가피하다. 승강제가 시행된 이후 반환점을 돌았을 때 리그 최하위를 찍었던 팀이 강등되지 않은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리그 꼴찌로 다이렉트 강등을 피하는 것이 사실상 1차 목표가 됐을 만큼 처참하다.
전북은 20라운드까지 고작 3승(7무10패)에 그쳤다. 직전 홈에서 FC서울에 1-5 대패한 것은 치명적이었다. 이전 전북은 7년 간 서울에 진 적이 없다. 21경기 연속무패(16승5무)를 달렸으나 몇 남지 않은 ‘기분 좋은’ 징크스마저 깨졌고, 7경기 연속 무승(3무4패)에 빠졌다. 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하나시티즌과의 정규리그 21라운드 원정경기가 ‘데스매치’로 명명된 배경이다.
안 좋은 성적만 두드러진 것은 아니다. 이 와중에 뜻하지 않은 선수단 문제가 불거졌다. 서울전에서 대패한 당일 늦은 밤, 전북 선수 3명이 일탈 행동을 했다. 골키퍼 정민기와 중앙수비수 정태욱, 젊은 공격수 박재용이 서울 강남의 한 클럽을 찾은 사실이 알려졌다. 정민기를 제외하면 제 몫을 해주는 선수가 없다.
특히 잘못된 시점에 잘못된 장소에 나타난 것에 전북 팬들의 분노가 들끓었다. 김두현 전북 감독도 어수선한 분위기를 인정했다. “내부적으로 많은 이슈가 있었다”고 했다. 실제로 ‘클럽 3인방’은 삭발하고 자숙 중이다. 대전 원정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김 감독은 “휴식일에 (클럽을) 찾을 수도 있는데, 시기와 타이밍이 잘못됐다. 잘못된 행동이었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래도 김 감독은 희망을 먼저 바라봤다. “어찌 보면 그동안 곪았던 것을 다 터트려 다시 봉합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선수단도 많이 회복되고 있다. 고참 멤버인 홍정호가 부상에서 돌아왔고, 군사훈련을 받은 박진섭도 복귀했다. 팀 중심을 잡을 이들이 돌아왔다.” 전북은 서울전을 포함해 올 시즌 2차례나 레드카드를 받으며 평정심을 찾지 못하고 있는 국가대표 측면 수비수 김진수 대신 박진섭에게 주장 완장을 맡겨 변화를 줬다.
김 감독은 아픔을 통한 선수단의 동반 성장을 바랐다. “선수들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더욱 잘해야 할 이유를 알게 됐다. 나 또한 선수단 관리를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나올 것은 다 나왔다. 다시 시작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대전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