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도와야” 테이블세터 패러다임 바꾼 KT 로하스-강백호의 상쇄 효과

입력 2024-07-22 15: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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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최강 테이블세터를 구축하고 있는 KT 멜 로하스 주니어(왼쪽)와 강백호. 스포츠동아DB

리그 최강 테이블세터를 구축하고 있는 KT 멜 로하스 주니어(왼쪽)와 강백호. 스포츠동아DB


“늘 동시에 좋은 컨디션을 보여줄 수만은 없지 않은가.”

올 시즌 KT 위즈는 테이블세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빠른 발과 작전수행능력에 특화된 타자 위주로 테이블세터를 꾸리던 과거의 통념에선 벗어난 지 오래다. KT에선 강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34)와 강백호(25)가 1·2번타순을 주로 맡는다. 언뜻 장타에 특화된 타자처럼 보여도 둘은 홈런, 타점, 득점, 출루율, 장타율 부문 상위권을 다툴 정도로 다방면에 능하다.

KT는 공격력이 막강한 로하스, 강백호의 타순을 붙여서 기용할 때 더 큰 시너지 효과가 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올 시즌 2번타자로 팀 내 가장 많은 157타석에 선 강백호는 이 타순에서 타율 0.306, 9홈런, 2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92로 펄펄 날았다. 로하스는 그 앞에서 타율 0.371, 12홈런, 46타점, OPS 1.055로 맹활약했다. 때때로 이강철 KT 감독이 상대 선발 유형에 따라 강백호를 3번타순에 두기도 하지만, 이 2명이 가까운 타순에서 내는 시너지가 타선 운용의 핵심 요소라는 점은 그대로다.

로하스와 강백호의 시너지는 상쇄의 측면에서도 빛을 발한다. 로하스가 월간 타율 0.292로 다른 때에 비해 다소 주춤할 때 강백호가 타율 0.336으로 타선의 무게감을 지켰다. 7월 들어선 강백호가 타율 0.245로 가라앉자 로하스가 타율 0.431로 힘을 냈다. 로하스가 버텨주니 강백호도 13일 수원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5연속경기 안타로 감각을 되찾고 나섰다. “(2명이) 늘 동시에 좋은 컨디션을 보여줄 수많은 없으니 서로 잘 도와야 한다”던 로하스의 바람대로 상쇄 효과가 일어나고 있는 분위기다.

둘은 수비에서도 서로의 몫을 챙겨주고 있다. 강백호는 올 시즌 포수와 지명타자로 주로 나서지만, 지난해까지 자주 뛰던 포지션인 우익수로도 나설 수 있다. 우익수로 246.2이닝을 수비한 로하스는 이에 따라 좌익수로 포지션을 옮겨 뛰거나 지명타자로 나서 체력을 아낄 수도 있다. 이 감독으로선 체력 부담이 큰 포수진의 체력 안배만 꾀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포수와 우익수, 지명타자 운용까지도 숨통이 텄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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