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박승욱의 성장은 ‘현재진행형’이다. K3리그부터 시작해 K리그 데뷔, 국가대표팀 발탁까지 이룬 그는 이제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김천 상무 수비수 박승욱(27)의 커리어는 ‘신데렐라 이야기’를 닮았다. 2019년 세미프로 K3리그 부산교통공사에 입단한 그는 2021년 그의 연습경기를 참관한 김기동 감독(현 FC서울)의 눈에 들어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했다. 프로 데뷔 시즌임에도 19경기를 뛰며 준수한 활약을 펼쳤고, 2023년까지 포항에서 매 시즌 30경기 이상을 소화하며 주축으로 발돋움했다.
탄탄한 기본기를 갖추고 있다. 탁월한 공 소유 능력으로 팀에 안정감을 불어넣는다. 또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능력도 빛난다. 부산교통공사 시절에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지만, 포항에선 오른쪽 수비수를 맡았다. 최근 김천에선 중앙 수비수로 변신했다.
김천의 고공비행도 그가 있기에 가능하다. 2위(13승7무6패·승점 46)를 달리고 있는 김천은 27골만 내준 최소실점 팀으로, 올해 입대한 수비의 중심 박승욱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정정용 감독의 신뢰를 받는 그는 이번 시즌 후반기 팀의 부주장으로 임명되며 리더십까지 인정받았다. 주장 김민덕이 나오지 못한 최근 4경기에선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을 이끌었다.
국가대표팀 발탁도 이뤘다. 5월 김도훈 임시감독 체제의 대표팀에 뽑혀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6월 6일 싱가포르와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5차전 원정경기에 교체로 투입돼 대표팀 데뷔전을 치렀고, 어시스트까지 신고했다.
하루하루 단계를 밟아 올라가니, 어느덧 K리그 통산 100경기 출전 기록도 따라왔다. 지난달 21일 FC서울과 원정경기(0-1 패)에 출전하며 나름의 이정표를 세운 그는 “매 경기가 소중했다. 순간에 집중하다 보니 100경기가 됐다. 앞으로 더 많은 경기를 뛰고 싶다”고 밝혔다.
가파른 성장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부단한 노력의 결과다. “K3리그에서 뛸 때부터 K리그1, K리그2 선수들이 어떻게 뛰는지 보고 공부했다. 그리고 경기에 그것을 활용해보려 노력했다”고 털어놓았다.
평범한 선수에서 국가대표까지 성장한 박승욱이지만, 절대 만족하지 않는다. 올 시즌 목표를 묻는 말에 “팀이 먼저다. 김천이 좋은 성적을 낸다면 개인성적은 뒤따라올 것”이라며 “대표팀 발탁도 또 하나의 목표다. 대표팀에 한 번 다녀온 선수로 기억되고 싶지 않다. 꾸준하게 선발되는 선수라는 것을 팬들에게 각인시키고 싶다”며 9월 대표팀 소집을 앞두고 야망을 숨기지 않았다. 끊임없는 노력으로 더 높은 곳에 오르려는 그의 성장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