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주장 손흥민(오른쪽)이 7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쿠팡플레이 시리즈’ 1경기에 앞서 ‘팀 K리그’ 양민혁(왼쪽)을 격려하고 있다. 상암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11회 연속, 통산 12번째 월드컵 본선을 노리는 ‘홍명보호’가 닻을 올렸다.
10년 만에 축구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복귀한 홍명보 감독은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팔레스타인(9월 5일·서울월드컵경기장)~오만(9월 10일·무스카트)으로 이어질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 2차전에 나설 명단(26명)을 공개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독일)에 이어 ‘홍명보 체제’에서도 주장을 맡게 된 손흥민(32·토트넘)을 비롯해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 황희찬(28·울버햄턴) 등 주축 대부분이 합류한 가운데 ‘무서운 18세’ 양민혁(강원FC)도 생애 처음 A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과 양민혁의 만남은 몹시도 특별하다. 유럽 빅리그를 누비고, 3차례(2014년 브라질·2018년 러시아·2022년 카타르)의 월드컵 본선을 포함해 A매치 127경기(48골)를 뛴 ‘월드클래스’와 차세대 아이콘이 한 공간에서 호흡하게 됐기 때문이다. 주 포지션(윙포워드)까지 같은 둘은 7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토트넘과 ‘팀 K리그’의 친선경기에 함께 출전했으나, 당시에는 적과 적이었다. 양민혁으로선 대선배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며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를 얻게 됐다.
‘깜짝 발탁’이 아니다. 올해 초 강원과 준프로 계약을 한 양민혁은 눈부시게 성장해 정식 프로로 발돋움했고, 최근 토트넘(잉글랜드) 입단까지 확정했다. 내년 1월 합류할 예정인데, 선수 영입에 까다로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클럽이 ‘선 발표-후 이적’이란 독특한 형식을 취하는 것은 흔치 않다. 그만큼 기량과 가능성을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다.
양민혁은 28라운드까지 마친 K리그1에서 8골·5도움을 기록 중이다. 특히 7월에만 3골·1도움을 올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선정한 ‘이달의 선수’, ‘영플레이어상’, ‘이달의 골’을 독식했다. 이달 9일 김천 상무-강원, 18일 강원-광주FC전 현장을 직접 찾은 홍 감독은 “최근 페이스가 조금 떨어졌으나, 그간의 활약을 보면 대표팀에 들어올 자격이 있다. 지금 기회를 주는 게 맞다”며 양민혁의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양민혁은 만 18세 132일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는 역대 최연소 A대표팀 발탁 13위로, 손흥민(18세 152일)보다 빠르다. “크게 기대할 수 없어도 대표팀은 언제나 꿈꾸는 자리”라며 욕심을 감추지 않던 그는 이제 최연소 A매치 출전 5위까지 내심 기대하고 있다. 이 부문에서도 2010년 12월 30일 시리아와 친선경기에 출전한 손흥민(18세 175일)을 추월할 수 있다. 만약 골까지 터트린다면 고종수(18세 87일)에 이어 최연소 A매치 득점 2위에 오르게 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