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사격 간판 이윤리가 30일(한국시간)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대회 한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안겼다.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2024 파리 패럴림픽대회 사격 국가대표 이윤리(50·완도군청)가 한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안겼다.
이윤리는 30일(한국시간) 샤토루 국제사격장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대회 사격 여자 10m 공기소총 입사(스포츠 등급 SH1) 결선에서 246.8점을 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은 아바니 레카라(인도·249.7점), 동메달은 모나 아갈왈(인도·228.7점)에게 돌아갔다.
이윤리는 마지막 한 발을 앞두고 레카라에 0.8점 차 앞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듯했으나, 마지막 발에서 10.9점 만점에 6.8점을 쏘면서 2위에 그쳤다. 이에 앞서 23발에서 모두 10.0점 이상을 쏘다가 마지막 24번째 발에서 아쉬운 기록을 남겼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이윤리는 “내가 이런 메시지를 전할 수 있어 참 기쁘고, 작은 사람에 불과한 이윤리가 대한민국에 큰 희망과 기쁨을 전할 수 있으매 감사한 마음”이라며 “마지막에 6.8이 나와 아쉽긴 한데, 그래도 목표를 이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이윤리가 마지막 발을 쏘기 전 관중석에서 손뼉을 치는 소리가 나와 선수를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것 때문에 내가 놀라진 않는다. 난 응원해주니 엄청 좋았다”며 “하필 마지막 발을 쏘기 전 오른 무릎 위쪽에 강직이 왔다”고 밝혔다.
이윤리는 또 “3년 전 도쿄에서도 강직 때문에 0점을 쏴 메달을 못 딴 적이 있다. 한번 만져 보라. 강직이 오면 과녁을 겨누던 팔도 크게 들린다. 오늘은 강직이 없다가 하필 마지막에 왔다. 그래도 좋다”며 웃었다. 정진동 코치는 “(2016년 리우 대회 이후) 강직 때문에 메달을 볼 수 없었다. 이번 대회를 포함해 늘 ‘제발 (강직이) 오지 마라’고도 했었다”고 말했다.
여자 사격 간판 이윤리가 30일(한국시간) 2024 파리 패럴림픽대회 한국 선수단에 첫 메달은 안긴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사격일지와 은메달을 들고 웃고 있다. 파리|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여자 사격 간판 이윤리는 패럴림픽 메달을 다시 목에 걸며 한국 장애인사격에도 깊은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한국의 첫 메달리스트로서 남기고 싶은 말이 있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전라남도에 실업팀이 하나 생기면 좋겠다”며 웃은 뒤 “패럴림픽에 다섯 번 출전하면서 느낀 게 많다. 오랜 시간 선수생활을 하며 후배들을 위한 여건이 더 좋아지면 좋겠다고 생각해왔다. 그래야 사격이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샤토루(프랑스)|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