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호 사태’로 가라앉은 수원FC…책임지는 이가 아무도 없다

입력 2024-10-01 16:3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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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 김태한이 지난달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FC서울과 ‘하나은행 K리그1 2024’ 3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0-1로 패한 뒤 허탈해하고 있다. ‘손준호 사태’ 이후 수원FC는 전력과 팀 분위기 모두 급격히 가라앉으며 3연패에 빠졌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FC 김태한이 지난달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FC서울과 ‘하나은행 K리그1 2024’ 3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0-1로 패한 뒤 허탈해하고 있다. ‘손준호 사태’ 이후 수원FC는 전력과 팀 분위기 모두 급격히 가라앉으며 3연패에 빠졌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FC는 ‘하나은행 K리그1 2024’에서 목표인 잔류를 조기에 달성했다. 14승6무12패, 승점 48로 현재 6위다. 이미 파이널 라운드 그룹A(1~6위) 진입을 확정했다. 구단 역사상 최고의 시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수원FC는 연일 초상집 분위기로 남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여름이적시장에서 영입한 축구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손준호가 최근 중국축구협회(CFA)로부터 영구제명 징계를 받았는데, 그 이유를 명확하게 해명하지 못했다. 결국 계약 해지 수순을 밟으며 전력과 팀 분위기 모두 급격히 가라앉았다.

수원FC가 최근 전북 현대(0-6 패)~김천 상무(2-4 패)~FC서울(0-1 패)을 맞아 맥없이 무너진 데는 ‘손준호 사태’의 영향이 적지 않다. 김은중 감독도 “사기가 크게 떨어졌지만 최대한 짜내고 짜냈다. 그러나 더 이상 짜낼 방법이 없다”며 “선수들이 힘들겠지만, 본인의 가치를 위해 더 힘을 내주길 바란다”고 답답한 심정을 밝히기에 이르렀다.

구단 분위기 또한 어수선하다. 창단 이래 최고의 시즌을 만들고도 ‘손준호 사태’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잔류의 기쁨을 자축하며 서서히 다음 시즌 준비에 시동을 걸기보다는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하는 데 여념이 없다. 조기 잔류 확정과 함께 밝은 분위기로 다음 시즌 준비에 돌입한 2021시즌과 다르다.

현 사태를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 손준호 영입 당시 “문제가 생기면 내가 책임지면 되는 게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던 최순호 단장은 그의 계약 해지 이후 침묵하고 있다. “연말에 계약이 만료되는 단장이 책임을 져봐야 얼마나 지겠느냐. 설령 책임지고 사퇴한다 해도 이는 조기 계약 만료에 불과하다”는 냉소적 시선도 많다.

최 단장과 협의 후 손준호 영입을 최종 결재한 이재준 시장의 책임도 적지 않다. 일각에선 혈세를 낭비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한 구단 관계자는 “시도민구단이기 때문에 선수의 도덕성과 구단의 행정력 문제를 더욱 신경 써야 했다”고 지적했다. 2003년 창단 후 20년 사이 K리그의 한 축으로 거듭난 수원FC지만, 부실한 행정력 개선과 ‘손준호 사태’의 책임소재 파악 없이는 더 큰 성장이 더뎌질 우려도 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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