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7이닝 무실점+강백호 결승타’ KT, 두산 제압…최초 WC 5위팀 업셋 달성

입력 2024-10-03 17:5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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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 2차에 선발등판한 KT 웨스 벤자민이 5회말 위기를 넘긴 뒤 포효하고 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3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 2차에 선발등판한 KT 웨스 벤자민이 5회말 위기를 넘긴 뒤 포효하고 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KBO가 2015년 와일드카드(WC) 결정전을 도입한 이후 지난해까지 5위 팀의 준플레이오프(준PO) 진출 사례는 전무했다. 그러나 올해 KT 위즈가 두산 베어스를 꺾고 새로운 역사를 썼다.

KT는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PS)’ WC 결정 2차전에서 선발투수 웨스 벤자민의 역투와 6회초 터진 강백호의 결승타를 묶어 1-0으로 이겼다. 전날 1차전 4-0 완승에 이어 2차전까지 잡은 KT는 역대 WC 결정전 최초로 5위 팀의 준PO 진출이라는 새 역사를 만들었다. KT는 5일부터 정규시즌 3위 LG 트윈스와 5전3선승제의 준PO를 펼친다.

1, 2차전 모두 승리해야만 준PO에 오를 수 있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처지임에도 KT는 마운드의 힘으로 이를 극복했다. 2일 1차전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6이닝 4안타 무4사구 9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한 데 이어 3일 2차전 선발투수 웨스 벤자민도 7이닝 3안타 무4사구 6탈삼진 무실점의 쾌투로 승리를 이끌었다.

벤자민은 정규시즌 막판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ERA) 9.72로 크게 부진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벤자민을 3일 선발로 내보내면서도 고영표, 소형준 등을 빠르게 준비해 총력전을 펼친다는 전략을 구상했는데, 벤자민이 그 이상으로 쾌투를 펼쳤다.

벤자민과 두산 선발 최승용(4.2이닝 무실점)의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진 가운데 양 팀 모두 5회 결정적 기회를 잡았다. KT는 5회초 오윤석과 배정대의 안타, 심우준의 볼넷으로 2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대타 문상철이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 아쉬움을 삼켰다. 이어 5회말 양석환의 안타와 강승호의 땅볼로 맞이한 1사 2루 위기에선 허경민의 좌전안타 때 멜 로하스 주니어의 정확한 홈 송구로 양석환을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다.
KT 강백호가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 6회초 1사 3루에서 적시타를 터트린 뒤 기뻐하고 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KT 강백호가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 6회초 1사 3루에서 적시타를 터트린 뒤 기뻐하고 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KT는 위기 뒤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6회초 선두타자 로하스의 좌익선상 2루타와 장성우의 우익수 뜬공으로 잡은 1사 3루 찬스에서 강백호의 좌전적시타로 균형을 깨트렸다.

1점의 리드를 등에 업은 벤자민은 한층 더 위력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6, 7회를 모두 삼자범퇴로 삭제했다. 7회말 제러드 영(삼진)~김재환(2루수 땅볼)~양석환(삼진)의 중심타선을 요리한 뒤에는 팬들의 환호를 유도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평소의 유순한 이미지는 온데간데없었다.

추가점이 나오지 않아 힘겨운 싸움이 계속됐지만, KT는 8회말 고영표~9회말 마무리 박영현으로 단 한 차례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고 승리를 지켰다. KT는 2022년 10월 13일 수원 KIA 타이거즈와 WC 결정 1차전 6회부터 이어진 WC 연속이닝 무실점 신기록을 22이닝(종전 14이닝)으로 늘렸다.

이강철 KT 감독은 경기 후 “삐그덕거렸지만 뒤집고 이기는 상황이 계속되니 기세가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며 “주위에서 ‘최초(5위 팀의 업셋)’ 이야기를 해주니 한번 만들고 싶은 마음도 컸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항상 최초 기록을 썼다. 준PO에서도 팬 여러분과 함께 최초 기록에 계속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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