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손주영은 8일 수원 KT와 준PO 3차전에서 5.1이닝 7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6-5 승리를 이끌고 데일리 MVP를 차지했다. 수원|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LG 트윈스 좌완투수 손주영(26)은 8일 수원 KT 위즈와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3차전 원정경기 3회말 2사 1·2루에서 선발투수 최원태를 구원했다. 2-2로 맞선 가운데 첫 타자 김상수에게 좌전적시타를 맞아 승계주자의 득점을 허용했지만, 야수진의 도움으로 이닝을 마칠 수 있었다. 그 뒤로는 8회말까지 호투를 거듭했다. 안타를 1개만 더 내줬을 뿐 무4사구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정규시즌보다 구속은 잘 나오진 않았지만, 분당 회전수(RPM) 2600대의 묵직한 직구를 앞세워 KT 타선을 잠재웠다.
손주영이 든든하게 마운드를 지키는 사이 LG는 5회초 터진 오스틴 딘의 3점홈런을 앞세워 경기를 뒤집은 끝에 6-5로 승리했다. 그 덕에 손주영은 생애 처음 등판한 포스트시즌(PS) 경기에서 승리투수의 기쁨까지 누렸다. 지난해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엔트리에는 포함됐지만, 경기에 나서진 못했었다. 이날 KBO가 선정한 준PO 3차전 데일리 최우수선수(MVP) 역시 그의 차지였다.
올 시즌 손주영은 프로 데뷔 이후 처음 풀타임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9승10패, 평균자책점(ERA) 3.79의 호성적을 거뒀다. 선발로테이션을 한 차례도 거르지 않고 144.2이닝으로 규정이닝을 채웠다. 올스타 휴식기를 전후로 충분한 재충전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몸 상태와 컨디션 관리를 통해 한 시즌을 잘 버텼다.
정규시즌 막판 시즌 10승에 도전할 수 있었다.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모를 기회였다. LG 코칭스태프는 추가 선발등판 여부를 본인의 판단에 맡겼다. 손주영은 트레이닝 파트와 상의한 끝에 10승 도전을 포기했다. 불펜투수로 짧게 던져 규정이닝만 채운 뒤 충실히 PS에 대비하기로 했다. 결과는 달콤했다. 단기전에서 귀중한 1승을 수확했다.
올 시즌 상대 전적이 좋지 않았던 KT를 상대로 한 준PO에서 손주영의 역할은 불펜 자원이었다. 홈구장 잠실에서 벌어진 1, 2차전 때도 몸을 풀었으나 기회가 없었다. 그러나 시리즈 전체의 흐름을 좌우할 수 있는 3차전에 구원등판해 LG의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비록 선발승도 아니고 정규시즌 성적에 포함되지도 않지만, 손주영에게는 시즌 10승에 못지 않은 값진 1승이다.
수원|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