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2025 V리그는?] KB손해보험, 리베라 감독 취임과 나경복-황택의 복귀로 재도약 넘본다!

입력 2024-10-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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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은 지난 시즌 창단 이래 처음으로 최하위에 그쳤다. 이에 외국인 사령탑인 미겔 리베라 감독(뒤)을 선임하는 파격적 결정을 내렸다. 리베라 감독은 “어려운 상황이 닥쳐도 이겨낼 수 있어야 한다. 팀에 올바른 시스템을 입히겠다”고 밝혔다. 사진제공|KOVO

KB손해보험은 지난 시즌 창단 이래 처음으로 최하위에 그쳤다. 이에 외국인 사령탑인 미겔 리베라 감독(뒤)을 선임하는 파격적 결정을 내렸다. 리베라 감독은 “어려운 상황이 닥쳐도 이겨낼 수 있어야 한다. 팀에 올바른 시스템을 입히겠다”고 밝혔다. 사진제공|KOVO


2023~2024시즌 KB손해보험은 창단 이래 가장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5승31패, 승점 21로 사상 처음 최하위(7위)로 추락했다. 후인정 전 감독이 시즌 중반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지휘봉을 내려놓는 등 분위기 또한 어수선할 수밖에 없었다. 2021~2022시즌만 해도 정규리그 2위, 챔피언 결정전 준우승을 차지했기에 지난 시즌의 추락은 더욱 극적으로 느껴졌다.

새 시즌 초반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할 예정인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나경복(30)과 세터 황택의(28)가 있지만, 팀에는 더 많은 플러스 요소가 필요했다. 이에 KB손해보험은 지난 시즌 직후 외국인 감독 선임을 추진했다. 체질 개선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스페인국가대표팀 감독을 지낸 미겔 리베라(40·스페인)를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리베라호’는 비시즌 높이와 토스 보강에 집중했다. 입지가 애매해진 주전 세터 황승빈(32)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해 현대캐피탈에서 미들블로커(센터) 차영석(30)과 세터 이현승(23)을 데려왔다. 차영석, 한국민(27), 박상하(34)가 버티는 미들블로커 라인은 눈에 띄게 경쟁력이 높아졌다. 이현승 역시 황택의의 백업으로는 준수하다.

외국인선수 구성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드래프트를 앞두고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비예나(31·스페인)와 재계약했지만, 아시아쿼터는 수비에 비중을 뒀다.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아웃사이드 히터 맥스 스테이플즈(30·호주)를 지명한 이유다.

최근 KB손해보험의 훈련장인 경기도 KB수원인재니움 체육관에서 만난 리베라 감독은 “팀으로선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기에 적합한 시기였다. 개인적으로도 아시아배구에 도전하기 좋은 시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달 초 열린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KOVO컵)’에선 대한항공(1-3 패)~현대캐피탈(2-3 패)~OK저축은행(0-3 패)을 맞아 3전패를 당했지만, 리베라 감독은 초연했다. 그보다는 빨리 실전을 접해볼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연습경기와 KOVO컵은 우리가 현재 V리그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보여준다. 이겼다고 기뻐할 필요도 없고, 졌다고 슬퍼하지 않아도 된다”며 “결국 시스템이 중요하다. 주전과 백업을 가릴 것 없이 선수들이 코트 위에서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체계를 팀에 입히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KB손해보험 미겔 리베라 감독은 새 시즌 V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올 시즌 7개 구단 중 외국인 감독만 5명인 상황이라 각 외인 사령탑이 보여줄 색깔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제공|KOVO

KB손해보험 미겔 리베라 감독은 새 시즌 V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올 시즌 7개 구단 중 외국인 감독만 5명인 상황이라 각 외인 사령탑이 보여줄 색깔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제공|KOVO


-V리그에 어떤 마음가짐으로 도전할 계획인가.

“매번 도전할 때마다 좋은 일이 잇따랐다. 사실 V리그는 내가 지금까지 접해본 유수의 유럽리그와는 성향이 다르고, 선수를 수급하는 방식인 신인드래프트와 트레이드 등도 이색적이다. 다만 KB손해보험은 내가 지금까지 겪었던 팀들과 스타일이 유사하다. 구단 구성원 모두가 미디어의 관심을 많이 받지만, 배구에만 전념하고 있다. 정신무장이 잘돼 있다.”

-외국인 사령탑을 향한 팬들의 기대가 크다.

“새 시즌 유독 V리그 남자부에 외국인 사령탑이 많다고 들었다. 우리카드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브라질), 현대캐피탈 필립 블랑 감독(프랑스), OK저축은행 오기노 마사지 감독(일본),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핀란드) 모두 각자 색깔을 보여줄 것이라고 예상한다. 나는 시스템을 강조하나, 시스템이라는 게 최하위 팀을 단기간에 우승으로 이끄는 마법은 아니다. 주전이든 백업이든 코트에 투입되면 벤치의 지시를 충실히 이행하는 게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시스템이 자리 잡아야 팀의 체질 개선과 승리를 불러올 수 있다.”

-KB손해보험은 지난 시즌 수비가 유독 약했다.

“대다수 지표가 리그 6~7위 수준이었다. 팀의 최하위 원인이 수비에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KB손해보험의 지난 시즌 세트당 블로킹(1.905개·7위) 수치가 매우 저조했다. 이는 공격과 수비 모두 부족했음을 보여준다. 공격과 수비 모두 다양한 상황에 대처하는 게 관건이다.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다면 어려운 상황이 생겨도 금방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상황에 맞는 선수 기용이 중요하다. 시즌은 길고 경기는 몹시 많기 때문이다.”

-원군이 될 황택의와 나경복, 새 얼굴 스테이플즈 등의 역량은 얼마나 파악했나.

“입대 전 황택의와 나경복은 V리그 최고 선수로 평가받았다. 황택의는 국군체육부대(상무) 소속으로 뛴 KOVO컵에서 경기력을 확인했고, 상근예비역 나경복은 계속 부대에서 퇴근 후 팀 훈련을 함께하고 있다. 두 선수의 기량은 단연 리그 최고다. 내 시스템에 잘 녹아든다면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스테이플즈의 경우 비예나처럼 매 경기 20~40점을 올릴 수 있는 공격수는 아니지만, 공수 밸런스가 좋아 데려왔다. 시스템이 유지되려면 안정성이 필요한데, 스테이플즈는 KB손해보험에 안정감을 가져다줄 수 있는 자원이다.”

-올 시즌 구체적 목표는.

“커리어 내내 목표 순위와 수치를 제시한 적이 없다. 그러나 하나 약속할 수 있는 것은 있다. KB손해보험이 꾸준히 봄배구 무대에 오를 수 있는 팀이 될 수 있도록 올바른 시스템을 입히겠다. 구단 안팎의 모든 이들이 인내심이 필요하겠지만, 나는 비시즌 우리가 가고 있는 방향에 대해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


수원|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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